시의회, 문화교 관련 예산 20억 전액 싹둑
‘은근슬쩍 예산 편성한 집행부 ’삭감 수모‘

여주시가 추진하는 ‘문화교 설치사업’이 시의회 제동으로 발목이 잡혔다. 300억원 가까운 예산이 소요되는 이 사업은 그동안 ‘인도교냐 제2 여주대교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뜨거웠다. 하지만 시가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한 결과를 토대로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사업이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실시설계와 함께 예산확보방안을 논의키로 하면서 논란은 가라앉았다. 그러나 시는 용역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른바 ‘은근슬쩍’ 예산을 편성했다가 전액 삭감되는 수모를 당했다.

“밀어붙이기식 안돼”

여주시의회는 최근 열린 2020년도 예산안 심의에서 문화교 설치사업 추진에 필요한 예산 20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시의회는 사업 타당성 용역 결과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부터 세운다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전액 삭감에 동의한 의원들은 “1월말 쯤 문화교에 대한 용역결과가 나오면 공론화 과정을 거쳐 주민의견 수렴 후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그런 과정 없이 은근슬쩍 예산을 올리는 것은 밀어붙이기식에 지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문화교는 이항진 시장과 유필선 의장의 유력 공약인데다 요청된 예산은 ‘인도교냐 제2대교냐’ 논란을 한방에 잠재우고 공약실현의 첫 발을 내딛는데 필요한 종잣돈이었기 때문이다.

섣부른 예산편성이 오히려 논란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문화교 예산삭감이 ‘제2 여주대교 추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며 확대 해석하는 경우도 있지만 또 다시 ‘인도교냐 제2대교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 탓이다.

문화교는 여주시청 강변로~오학동(남한강 600여m 횡단)을 잇는 초대형 프로젝트 사업이다. 사업 예산만도 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시의회는 추경에 올라온 문화교 설치에 대한 기본계획 및 타당성 검토 용역비 1억원을 통과시켜준바 있다. 당시 시의회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주민설명회 들을 거쳐 타당하다는 결론이 도출되면 예산확보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문화교 설치에 대한 타당성 용역 결과는 내달 말쯤 나올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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