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지역위원장, 불출마 이유는?
당원들 “김용진, 인재영입 1호 맞아?”
총선 경선에 나설 후보 물색 ‘진풍경’
조병돈 전 이천시장 ‘등판설’ 급부상

총선을 100일 앞둔 요즘 이천지역 더불어민주당이 요란스럽다. 당원밴드(SNS)에선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특정 후보를 겨냥한 비판의 글들이 자주 올라온다. 당내 치열한 경선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했던 지난 지방선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총선출마자로 거론되던 김정수 위원장이 불출마를 피력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출마 포기는 곧 ‘민주당 경선무산’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조병돈 전 이천시장의 ‘총선 등판설’이 조금씩 피어오르고 있어 그의 출마여부에 따라 이천지역 총선정국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당원들 “총선승리 하려면 경선해야”

29일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 일각에선 후보들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한 총선승리를 기대하고 있었다. 현역인 송석준 의원을 상대하기 위해선 경선에서부터 흥행을 일으켜야 본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불출마로 이 같은 기대는 무너졌다.

현재 민주당에서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유일한 상태. 김 전 차관은 민주당 중앙당에서 인재영입을 통해 입당한 인물로 그에게는 항상 ‘전략공천설’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다. 공교롭게도 김 전 차관이 총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지난 19일 오후 김 위원장은 민주당 운영위원회에서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당시 김 위원장은 불출마 이유에 대해 어떠한 해명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자 당 안팎에선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왔다. 김 위원장 윗선에서 ‘출마포기’를 권유했다는 설과 ‘공기업 발탁’ 설 등 근거 없는 소문이 난무했다. 불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김 전 차관을 지지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설(說)에 그쳤다.

이런 까닭에 당원밴드에선 김 전 차관을 겨냥한 ‘낙하산식 출마’를 비꼬는 글과 다른 후보를 내세워서라도 반드시 경선을 치러야한다는 글 등이 다수 올라왔다. 김 전 차관의 민주당 입당 합동 기자회견 당시 거론된 ‘험지출마’ 표현도 일부 당원들의 뭇매를 맞았다.

기초단체장을 내리 두 번이나 배출하고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한 시도의원 전원이 당선된 지역이 어째서 험지냐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김 전 차관에게 “민주당 영입인사 1호가 맞느냐”며 대놓고 질문하는 당원도 있다고 한다.

이는 민주당이 지난 26일 여성 척수장애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를 1호 영입인재로 발표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차관의 이른바 ‘굴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지난 10여일 전 이천지역 권리당원 밴드에 가입했다가 곧바로 자진 탈퇴하는 수모를 겪었다. 민주당에 입당만 했을 뿐 권리당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같이 김 전 차관을 둘러싼 당내 분위기가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요즘 들어 부쩍 조병돈 전 이천시장의 등판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조 전 시장은 아직 출마여부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지만 출마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때마침 조 전 시장은 최근 민주당 권리당원 밴드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져 출마를 염두에 둔 움직임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그의 측근도 밴드에 가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출마설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조 시장은 지난 20일 “권리당원 밴드에 가입하게 된 특별한 목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권리당원으로서 민주당의 내년 총선승리를 위해 도움이 되고자 가입한 것”이라고 말하고, 총선출마 여부에 대해선 “여건이 주어진다면 모르겠지만 나이 때문에…”라면서 “마음은 아직 40대”라며 웃어 넘겼다.

김정수 위원장의 총선 불출마로 시끄러운 이천 민주당. 일부 당원들이 “총선승리를 위해서는 경선이 필수”라며 공개적으로 출마후보 물색에 나서는 진풍경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 전 시장의 출마여부에 지역정가의 온통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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