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폐쇄? 이젠 안 믿어”… 폐쇄 않으면 고발조치 ‘엄포’
“40년 악취피해” 가업동 월송동 교동주민 “농장 폐쇄” 요구

“참은 세월 40년, 더 이상은 못 참는다.” 연라동 주민들이 마을 소하천 상류에 위치한 A농장을 융단폭격하고 나섰다. 남여주 일원에서 ‘악취발생 민원 일번지’로 불리는 이 농장은 돼지 5천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축산폐수를 방류해 연라동 일원 소양천의 물고기 수백마리를 떼죽음시킨바 있다. “소양천 물고기를 떼죽음시킨 A농장 폐쇄하라.” 이번에는 소양천 인근 마을 월송동과 가업동 교동 주민들도 ‘A농장 융단폭격’에 가세했다.

연라동 주민들이 A돼지농장 폐쇄를 요구하며 들고 일어난 가운데 인근 마을 교동 주민들도 현수막을 내걸고 A돼지농장 폐쇄를 요구하며 융단폭격에 나섰다.
연라동 주민들이 A돼지농장 폐쇄를 요구하며 들고 일어난 가운데 인근 마을 교동 주민들도 현수막을 내걸고 A돼지농장 폐쇄를 요구하며 융단폭격에 나섰다.

연라동 A농장 일대 4차선 도로변에는 A농장의 폐쇄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나부꼈다. 이들이 현수막을 내걸고 들고 일어난 건 지난해 4월 A농장의 축산폐수 무단방류로 인한 소양천 물고기 떼죽음 당시 그해 10월까지 농장을 폐쇄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란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지난 30일 열린 연라1통 대동회는 그야말로 A농장을 성토하는 장이 됐다. 주민들은 “지난 10월에도 연말까지 돼지를 이주할 시간을 달라는 농장주의 약속을 믿고 있었는데 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이제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다”라며 실력행사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주민들은 이어 “원래 농장주는 임차인이 이주 약속을 지키지 않아 농장 폐쇄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에 불과하다”며 “악취에 시달리며 40년 동안 살아온 주민들과의 약속을 무시하는 농장주와 누가 먼저 죽나 싸워볼 것”이라며 대규모 투쟁을 선포했다.

이날 대동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대책위를 꾸려 대응하기로 하고 “A농장 폐쇄하라”며 구호까지 제창했다. 주민들은 A농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한 피해상황과 폐수방류로 인한 소양천 생태계 파괴 사례 등을 토대로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고발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농장은 지난 2017년 4월 원래 농장주와 임대계약을 체결하고 물고기 떼죽음으로 물의를 빚은 지난해 4월 원래 농장주로부터 임대계약 종료일인 그해 8월 30일까지 농장을 비워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이날 현재까지 비워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농장은 일찍부터 부동산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특정시설이 들어설 예정으로 조만간 매각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연라동 650의 3번지에 자리한 A농장은 지난해 2월에도 축산폐수를 방류해 당국으로부터 과태료 600만원과 개선명령을 처분 받았다.

지난해에만 행정처분을 두 차례 받은 것이다. 이후에도 폐수 무단방류 의혹이 제기된바 있지만 행정처분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남여주 악취 일번지’ A농장이 폐쇄되지 않는 한 “소하천이 죽으면 사람도 죽는다”는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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