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컷오프’ 재심청구 결국 기각
25일 기자회견서 중앙당 ‘비판’ 예고

이천지역 민주당이 시끄럽게 돌아가고 있다. 조병돈 예비후보의 이른바 ‘컷오프’에 따른 재심청구가 지난 21일 기각되면서다. 조 후보 지지자는 물론 일부 권리당원들이 “이게 말이 되느냐”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권리당원들의 총선 승리를 위한 ‘원팀’의 전제 조건은 공정한 경선이었다. 그러나 조 후보의 컷오프로 사실상 경선이 물 건너가자 중앙당을 향해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재심기각 결정 이후 민주당 간판을 건 두 예비후보는 희비가 갈렸다. 김용진 후보는 단수후보로 공천이 결정됐고, 조병돈 후보는 오는 25일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앞서 조 후보는 “재심이 불리하게 결정 난다면 저 또한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고 선전포고한바 있다. “컷오프로 무너진 자존심과 당원권리를 회복하기 위해 분명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당원들 주축으로 ‘경선준비비상대책위원회’가 발족돼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조병돈 컷오프발’ 후폭풍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들끓는 당심 ‘경선 붙여라’

조병돈 후보의 기자회견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정가는 조 후보의 ‘중대 결정’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이미 조 후보가 “중앙당의 단수공천 결정은 대단히 음모스럽고 비민주적인 밀실야합 공작이 도사리고 있다”고 확신했던 만큼 조 후보의 기자회견에서 선거판을 뒤흔들만한 폭로성 발언이 나오지는 않을까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항간에는 최근 여론조사(민주당 후보적합도)에서 조 후보가 김 후보를 0.2%p 앞설 정도로 상승기류를 타고 있었던 터라 ‘탈당을 통한 제3의 정당이나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내놓고 있지만 이 같은 전망은 거리가 있어 보인다.

불출마 가닥을 잡고 있을 무렵 민주당 총선 승리를 위한 경선에 참여해달라는 권리당원들의 강력한 요청에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에 자신을 믿고 지지해준 권리당원들의 기대에 어긋나는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이와 관련 조 후보 측 한 관계자는 “경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김용진 후보를 띄워주기 위한 ‘경선용 출마’라는 소문이 많았었다”며 “이런 억측에 대한 명확한 사실내용과 그동안 공정하지 못했던 중앙당의 처사에 대해 소상히 밝힐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험지로 불리던 시절 경기동부권 지역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기초단체장 깃발을 꽂은 이후부터 6년 가까이 당을 지켜왔던 만큼 탈당은 하지 않되 이번 총선 과정에서 있었던 중앙당의 비민주적인 행태에 대해 할 말은 하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당내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단수공천에 반발한 한 주요당직자는 “민주당이 비민주적으로 후퇴하는 모습에 환멸을 느낀다”며 위원장직 사퇴를 천명하고 나섰고 일부 당원들은 “이천지역 권리당원들의 경선요구를 묵살한 중앙당의 재심기각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날 현재까지도 경선을 촉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년권리당원들이 주축이 된 ‘경선준비비상대책위원회’가 발족돼 23일 긴급회의를 갖는 등 비상행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움직임에 지역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일명 경선준비 비대위는 권리당원 등 71명으로 구성됐고, 이날 회의를 통해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일부 당원들은 “(조병돈 후보를 컷오프한) 중앙당의 공천심사 결과를 공개해야 과정의 공정성을 받아들일 수 있다”며 중앙당을 압박하고 있으며, 일부 당원은 자당후보 검증차원에서 김용진 후보의 음주운전 전력과 출신지역이 어딘지 SNS(당원밴드)를 통해 해명과 함께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3선 이천시장을 지낸 조병돈 후보의 등판으로 뜨겁게 달궈지던 이천 선거판은 조 후보의 ‘컷오프’로 또 다시 술렁이고 있다. 조 전 시장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후보 자격심사에서 컷오프 됐으나 재심을 통해 가까스로 구제돼 3선 시장에 당선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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