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거물’ 정병국 의원 불출마… 2강 1중 대진표 굳어질 듯
청와대 출신 정치신인 VS 3선 군수 출신 관록 정치인 대결

바야흐로 총선의 계절이다. 여주‧양평 선거구 후보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적임자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교적 제한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는 후보들은 15일 현재 본선을 대비한 본격적인 진용 갖추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일단 각 정당의 공천 후유증은 없어 보인다. 그동안 지역정가의 최대 관심은 공천에서 낙마한 보수정당 후보의 무소속 출마여부였다. 공천에 불복한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여당 후보는 보수 표 분열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5선 정치거물’ 정병국 국회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같은 구도는 성사되지 못했다. 이로써 여주‧양평은 더불어민주당 최재관 전 청와대 농업비서관과 미래통합당 김선교 전 양평군수,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의 2강 1중 다자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사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최재관 예비후보, 미래통합당 김선교 예비후보, 정의당 유상진 예비후보
사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최재관 예비후보, 미래통합당 김선교 예비후보, 정의당 유상진 예비후보

차기 국회의원 누가 될까?

청와대 출신 최재관 예비후보는 민주당 경선시절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내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이른바 ‘최풍’을 일으켰다. 그는 지역위원장 출신의 변호사와 노무현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 후보 등 5명의 쟁쟁한 후보를 물리치고 집권여당의 후보가 됐다.

후보자 가뭄에 시달리던 지난 총선과 달리 경선에서 흥행을 거둔 민주당은 이 여세를 몰아 보수텃밭으로 일컫는 여주‧양평에서 파란색 깃발을 반드시 꽂고야말겠다는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청와대 농업 비서관으로 발탁될 만큼 농업분야 전문가로 통하는 최 후보는 자신과 함께 치열한 경선을 치른 후보들을 전진에 배치했으며, ‘숲과 강에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두 지역 자치단체장이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이 이번 총선에 유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거물’ 정병국 국회의원을 제치고 여의도행 단수공천 티켓을 따낸 통합당 김선교 후보는 양평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40대 나이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초선 양평군수가 되었고 이후 한나라당으로 입당하면서 보수정당과 인연을 맺었다.

양평군수를 내리 3번 역임한 그는 지난 2018년 자유한국당 여주‧양평 당협위원장을 맡으며 본격적인 정치 일선에 뛰어 들었으나 국정농단 사태가 휘몰아친 지난 지방선거에서 두 지역 모두 단체장을 빼앗긴 뼈아픈 과거가 있다.

따라서 당시 지방선거 공천으로 인해 흩어지고 갈라진 ‘당심’ 봉합과 ‘6선의 꿈’을 접게 한 정병국 의원의 지원사격을 얼마만큼 받느냐가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고 ‘여주를 여주답게, 양평을 양평답게’ 만들겠다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정의당에선 중앙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유상진 여주‧양평 지역위원장이 ‘40대 젊은 기수론’을 앞세워 정부와 지자체의 코로나19 대응 정책 등 다양한 공약을 쏟아내며 민심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우리공화당에선 변성근 당 제1사무부총장이 총선출마를 공식화했으며, 국가혁명당에선 김미화 왕실토종닭농장 대표, 김인숙 당원협의회 부위원장, 김순일 전 마음수련명상센터 직원, 이지헌 당원협의회 부위원장 등 4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여야 대진표가 짜여 졌음에도 유권자인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총선이슈 가라앉은 것도 있지만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할만한 뚜렷한 공약이 없다는 것도 이런 냉담한 분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권자들은 비수도권보다 못한 더딘 발전을 하고 있는 여주와 양평을 제대로 챙기고 확실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힘 있고 능력 있는 새 인물에 목말라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총선의 향배는 정당이 아닌 ‘인물론’에 의한 민심의 선택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제 31일 있으면 여주와 양평을 대표해 국가를 이끌어갈 선량이 탄생한다. 코로나19가 선거의 모든 이슈를 삼켜버린 상황에서 누구도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깜깜이 선거’로 흘러가고 있지만, 4.15총선으로 향하는 시계추는 계속 돌아가고 있다.

▶▶ 보수텃밭 면모 과시한 20대 총선

20대 총선 결과를 보면 5만9625표(63.51%)를 얻은 새누리당 정병국 후보가 3만4252표(36.48%)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정동균 후보를 2만 5373표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정병국 후보는 여주에서 2만9278표 65.89%를, 양평에서 3만347표 61.3%를 각각 획득했다.

당시 여주·양평 선거구의 총 유권자 수는 사전투표 포함 18만3463명(여주시 9만1746명, 양평군 9만1717명)이었고, 이중 9만6500명(여주 4만5604명, 양평 5만896명)이 투표에 참여해 여주 49.7%, 양평55.5%의 투표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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