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돈, 총선 예비후보 사퇴
“권리당원으로 백의종군”
김용진 “용단에 경의 표해“

조병돈 전 이천시장의 ‘신의한수’는 결국 백의종군이었다. 무소속 출마가 거론되던 조 전 시장이 장고 끝에 예비후보를 전격 사퇴했다. 4.15총선 출사표를 던진 지 딱 72일 만이다. 조 전 시장은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의 단수공천 결정을 이천시민과 당원들의 자존심을 깔아뭉개는 불공정한 공천으로 규정하고 이를 바로잡겠다며 강력히 저항해왔다. 하지만 그는 총선 후보자 등록 일을 열흘 앞둔 16일 “국회의원 예비후보 신분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평범한 시민의 길을 택한 그는 “한 사람의 권리당원으로 백의종군하며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돕겠다”고 약속했다.

“분열과 갈등 원치 않아”

조병돈 전 시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시장을 세 번하고 12년 간 이천을 대표했던 사람으로서 분열과 갈등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너무나 컸다”며 예비후보 사퇴 이유를 밝혔다.

조 전 시장의 총선 출마는 잔잔하던 이천 선거판에 민주당 경선바람을 일으키며 지역정가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3선 시장의 높은 인지도와 시들지 않은 바닥민심을 등에 업은 그는 뒤 늦은 출마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다.

그러나 중앙당은 이런 조 전 시장에게 경선의 기회를 주지 않고 김용진 예비후보를 단수 공천했다. 그러자 젊은 청년들과 지지자들이 단수공천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며 ‘단수공천 무효’를 주장해왔다.

“단수공천 철회하고 경선을 실시해 달라”는 일부 당원들의 간절한 요구에도 중앙당은 꿈적도 하지 않았다. 단수공천 반발은 무소속 출마 분위기로 옮겨 붙었다. 하지만 조 전 시장은 오랜 장고 끝에 분열과 갈등보단 민주당의 승리를 선택했다.

이와 관련 조 전 시장은 “단수결정의 억울한 부분도 있지만 무엇보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고통 받고 있고 국난 극복을 위해 범세계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는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의에 대한 생각이 더 컸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이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지만 이천시를 생각하는 열정만은 변치 않겠다. 제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시민 여러분과 이천의 미래를 생각하며 살겠다. 그동안 저를 지지해주시고 격려해준 시민여러분과 당원동지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용진 예비후보는 “조병돈 전 시장님의 용단에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한다”며 “그동안 조 전 시장님을 지지하고 곁을 지켜준 동지들에 대한 마음도 애틋하셨으리라 짐작된다.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입장문>

존경하는 이천시민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당원 동지 여러분!

단수공천이 발표된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부당한 결정에 항의하는 마음이 우선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냉정하게 저를 돌아보고 이천의 미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저는 3선 시장의 경험을 살려 어떤 외압이나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이천을 완성하기 위해 출마했습니다. 이천의 정치 문화를 시민 중심으로 바꾸고 청년들을 지역 정치의 중심에 세우려고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가는 곳 마다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저와 뜻을 함께했습니다. 자원봉사대를 만들고 지지선언 행진을 이어나갔습니다.

이 때문에 잠시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단수공천의 불공정함을 알리고 시민여러분의 지지를 구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로 인해 발생할 지역 민심의 분열 또한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시장을 세 번하고 12년간 이천을 대표했던 사람으로서 분열과 갈등을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너무나 컸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전세계가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국난 극복을 위해 온 힘을 쏟고 계신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의도 생각했습니다. 저 역시 국가적 재난 극복 대열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최종 결심을 했습니다. 국회의원 예비후보 신분을 내려놓겠습니다. 한 사람의 권리당원으로 백의종군하며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돕겠습니다.

계속 전진하라고 격려해주셨던 분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민심의 분열을 막겠다는 저의 충정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이천시민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이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지만 이천시를 생각하는 열정만은 변치 않습니다. 제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시민 여러분과 이천의 미래를 생각하며 살겠습니다.

그동안 저를 지지해주시고 격려해주셨던 시민여러분과 당원동지여러분께 마지막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2020. 3. 16. 조병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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