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농축협‧시의회 저녁식사 자리 논란
시의회, 식대 결제 왜 일주일 뒤에 했나
김영란법 위반 우려해 각자 계산키로
입 맞춘 의혹도 제기돼
농협 측, 의원들에게 선물세트 제공 논란불씨 키워

여주시의회의 이른바 ‘일주일 외상식대’ 결제가 논란이다. 여주지역 농‧축협 조합장들과의 농정간담회 후 가진 저녁식사 자리에 대한 음식값을 당일이 아닌 일주일 만에 결제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일각에선 김영란법 위반이 우려되자 시의회가 농협 측이 이미 결제한 식사비를 취소하고 자신들의 몫만큼만 뒤늦게 결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날 간담회는 농정현안 토론 범위를 벗어나 시의원들에게 특정사안(?)에 대해 청탁에 가까운 협조를 구한 사실이 알려져 적절치 않은 간담회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협 측이 의원들에게 제공한 ‘국거리 소고기 선물세트’는 논란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여주시조합장운영협의회는 지난달 29일 오후 여주축협 회의실에서 여주시의회 의원 초청 농정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여주관내 단위 조합장과 농협중앙회 여주시지부장, 여주시의원 전원이 참석했다.

재난기본소득과 농민수당의 사용처 확대 문제가 이날 간담회의 주요 쟁점이 됐다. 이와 함께 이날 간담회에선 올해 말 계약이 만료되는 ‘여주시 금고’ 운영 등에 대한 의견이 다뤄져 참석한 일부 의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올 하반기 경쟁 입찰을 앞둔 여주시 금고 선정은 1조에 달하는 예산을 다루기 때문에 벌써부터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여주시금고는 농협의 단수금고로 운영되고 있지만 시의원들은 일찍부터 은행 한 곳이 도맡는 단수금고가 아닌 두 곳의 은행이 선의 경쟁을 통해 이자수익 극대화를 위한 복수금고를 적극 추천해왔다.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이성남 농협시지부장은 시의회에 다소 불편한 내용이 될 수 있는 시금고 이야기를 꺼내들며 복수가 아닌 단수금고로 지정될 수 있도록 의원들에게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져 적절치 않은 부탁이라는 지적이다.

이후 간담회를 마친 두 기관은 여주축협 내 한우프라자에서 음주를 겸한 소고기 메뉴의 저녁식사 자리를 가졌고, 간담회 참석자 중 일부는 식사자리에 오지 않았지만 약 100만원 안팎의 식대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김영란밥 위반에 해당될 수 있는 식대를 과연 누가 계산했느냐이다. 일단 양 기관은 각자 계산을 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농협 측에서 결제를 했다가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자 각자 계산하기로 입을 맞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농협시지부 한 관계자는 “의회 부담 분은 의회에서 결제를 했고, 조합장이나 저희 직원들은 우리 쪽에서 했다”며 “식대는 당일(4월29일)날 결제하지 않고 그 이후 휴일 지나 영업시간에 결제를 했다”며 각자 계산을 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여주시의회는 사무과 직원을 포함 약 7~8명이 먹은 외상 식대값 33만4천원을 일주일이 지난 5월 6일에서야 결제해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시의회의 일주일 ‘외상 식대’ 결제를 두고 관변 안팎에선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극히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다.

간담회 다음날인 4월 30일은 석가탄신일로 휴일이지만 5월 1일과 5월4일은 공무원에게 평일인데도 일주일씩이나 지난 뒤에 결제를 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농협 측의 선결제 후 논란 일듯하자 시의회가 후 결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농협 측은 간담회에 참석한 시의원들에게 소량의 국거리 소고기와 삼겹살, 야채가 든 포장선물세트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 김영란법 위반 여부에 불씨를 지피고 있다. 이에 대해 농협 측 한 관계자는 “상추와 삼겹살이 들어간 조그만한 농산물을 선물했다”며 “(선물세트는)삼겹살이라서 그렇게 비싸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끝내 시의원에게 제공된 선물세트에 국거리 소고기가 들어 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시의원은 개인당 3만원을 초과하는 음식접대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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