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과 감사법무담당관실 합동 ‘점검’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늑장대응 지적
국공립어린이집 교사들 ‘추가폭로’ 이어져
일부학부모들 ‘갑질원장’ 퇴진운동 움직임

여주시가 ‘갑질원장’ 논란을 빚고 있는 H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해 집중 점검에 나선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지난 8일 여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교사들의 인권이 말이 아니다. 이 정도면 자체감사 해야 한다. 자체감사 꼭 할 것이냐”는 김영자 부의장의 질문에 시 여성가족과 김연희 과장이 “예”라고 답한 뒤 이뤄진 후속 조치다. 사업장 점검은 내주 중반쯤 이뤄질 예정이다. 일각에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며 “여주시의 미온적인 행정과 늑장대응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킨 꼴”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주시가 위탁한 보육기관이 갑질논란에 휩싸여 여주지역 내 사회적인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여주시가 위탁한 보육기관이 갑질논란에 휩싸여 여주지역 내 사회적인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여주시의 이번 점검은 시 여성가족과와 감사담당관실 합동으로 진행된다. H국공립어린이집은 여주시가 개인에게 위탁한 시설이기 때문에 감사가 아닌 점검 성격을 띤다. 앞서 시는 ‘원장 갑질’ 논란이 불거진 이후 해당 어린이집 교사들을 불러 면담을 실시하는 등 사태파악에 나섰다. 원장과도 면담했다.

시는 행감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을 토대로 양측의 입장을 들어본 만큼 시설 점검을 통해 원장의 갑질 여부와 어린이집 운영상의 문제점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핀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원장이 ‘초과 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서약서를 작성하게 했고, 직무역량강화 교육 출장비를 미지급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부 교사들에 따르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5월 한 달 동안 근무한 교사도 있고, 경력증명서를 줄여서 가져오라고 원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교사도 있다. 또 원장은 어린이집 운영과 관련한 특정사안에 대해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시청에 민원을 넣으라고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수면 위로 오른 원장의 갑질 이외에도 장애통합반 운영 등 H국공립어린이집을 둘러싼 문제점이 수두룩하다는 게 교사들의 설명이다. 국민신문고에까지 민원을 제기한바 있는 교사들은 여주시의 집중 점검과정에서 이 모든 사항을 낱낱이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일부 학부모들도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조만간 모임이 구성 되는대로 원장의 ‘퇴진운동’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H국공립어린이집을 둘러싼 갑질파문은 여주지역 사회문제로까지 크게 대두되고 있다.

이와 관련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해당 원장은 최근 학부모들에게 “운영위원회와 시청 담당자와의 간담회를 통해 문제가 있는 부분들은 충분히 소명했고, 교사들 간의 내부 문제는 대화로 풀어가겠다.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직장상사 갑질’로 논란을 빚고 있는 여주시육아종합지원센터도 시는 집중점검 대상이라고 밝혔다. 앞서 해당 센터를 시로부터 위탁 받은 여주대산학협력단에서도 센터장의 재임용을 앞두고 업무 전반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곳 센터장은 직원에게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최근 1개월 간 정직처분을 받고 복귀한 이후에도 또 다른 직원 2명이 센터장의 갑질로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로 갑질피해 민원을 제기한 직원 A씨는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느라 휴직 중이다.

지난해 9월 여주시가 의욕적으로 개원한 보육관련시설에서 잇따른 ‘갑질논란’이 빚어지자 학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여주시가 위탁한 보육관련시설 왜이래?”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 맞느냐” “여주시 안일하고 미온적인 행정이 지금의 사태를 불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한편, “여주 어린이집연합회 회원들이 H국공립어린이집의 ‘정원이 75명인데 45명만 받으라'고 요구했고 시에서도 그렇게 하라고 했다”는 H국공립어린이집 원장의 모 언론 인터뷰 내용에 대해 연합회회원들이 크게 반발하는 등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주시의회는 H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는 행감보고서를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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