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소홀 탓? '총체적 위기' 맞은 국공립
'아동학대' 경찰조사 앞둔 어린이집 '술렁'
"성인들 문제로 아이들이 피해보고 있다"
학부모‧시민들 "시장이 직접 나서야"주문

“여주시 국공립어린이집 대표이신 시장님께서 어린이집 문제에 너무 관심이 없어 보이셔서 한 아이의 아빠로서 서운합니다. 시정업무로 바쁘신 건 알지만 작년부터 이어진 국공립어린이집 문제가 지금까지 이어지며 우리 아이들의 보육환경이 위태롭습니다. 성인들의 문제로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시장님이 직접 나서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항진과 사람중심 행복여주’ 밴드에 지난 26일 올라온 글이다. 한 아이의 아빠라고 밝힌 글쓴이는 ‘이항진 시장님께’ 제목의 글에서 H국공립어린이집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결국 “아이들이 문제”라며 “문제해결을 위해 이항진 시장이 직접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이항진 시장은 즉각 “얼마나 답답하면 글을 올리셨겠습니까.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시장은 어떠한 사실이 확인되기 이전에 입장을 밝히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이점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답했다.

해당 글에는 “(국공립어린이집은) 시 예산으로 운영하는 만큼 앞으로 더 큰일이 터지지 않도록 시급히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 “썩은 부분은 빨리 도려내야 새살이 돋아난다” “이 사태가 하루속히 해결되기 바란다” “최고 피해자는 아이들이다” 등 빠른 사태수습을 촉구하는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

여주 국공립어린이집 관련해 지난 26일 이항진 시장 밴드에 올라온 글이다. 이글은 29일 현재 300명 가까운 시민이 읽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주 국공립어린이집 관련해 지난 26일 이항진 시장 밴드에 올라온 글이다. 이글은 29일 현재 300명 가까운 시민이 읽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H국공립어린이집이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이른바 교사들의 ‘여론고발’로 확산된 원장의 갑질논란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된 가운데 A원장이 ‘어린이집 내에서 아동학대 의심 정황이 있다’며 지난 24일 경찰에 ‘셀프신고’를 강행하면서 파문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A원장의 아동학대 경찰 신고 이후 행여 ‘우리 아이가 아동학대 피해를 당한 건 아닐까’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CCTV 확인 요청과 직접 당사자인 교사들의 편치 않은 심기, 여주시 감사를 앞두고 원장의 입원, 일부 학부모들의 원장 퇴진 서명운동 등으로 어린이집은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A원장이 27일 학부모들에게 ‘갑질원장’ ‘아동학대’ 관련 학부모 긴급 간담회를 28일 개최한다고 공지했다가 학부모들의 요청에 의해 곧바로 취소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사고 있다. 보육교사는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못 박았기 때문이다. A원장은 곧이어 ‘원장 및 교사는 참석하지 않습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오는 30일 학부모 간담회를 연다고 재차 공지했다.

A원장의 아동학대 셀프신고로 졸지에 아동학대 의심을 받고 있는 교사들도 예고된 경찰조사에 술렁이고 있다. 일부 교사들은 경찰서를 찾아가 자신의 이름이 신고 됐는지 확인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교사들은 “아동학대 사실이 없지만, 만약 있다면 벌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일부 학부모도 A원장의 셀프신고와 별개로 경찰에 아동학대를 신고한 것으로 알려져 원장의 갑질운영 문제와 아동학대 문제로 국공립어린이집 전 교직원이 경찰조사 대상에 오를지 모를 사상 초유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일각에선 “국공립어린이집이 진흙탕으로 얼룩지고 쑥대밭이 되어 가고 있는데 행정기관에선 무슨 어려움이 있기에 상황파악이 이렇게도 오래 걸리는지 의문”이라며 “발 빠른 조치로 자녀들을 안전하게 키우는 여주로 새롭게 발돋움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반아동으로 입소한 어린이 중 4명이 어린이집 측의 권유로 지난 5월 ‘장애소견이 있는 의사진단서’를 발급받아 관할기관에 제출하고 장애아보육료 대상으로 전환된 일련의 상황이 ‘장애통합반 유지를 위한 과도한 진단서 발급요청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또 다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