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경제수장’을 뽑는 조합장선거가 중반을 향하고 있다. 후보자들은 유권자인 조합원들을 찾아 밭으로 논으로 다니며 허리를 굽힌다. 저마다 ‘농협 발전시킬 적임자는 자신뿐’이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솔깃한 공약과 슬로건도 눈길을 끈다. 그러나 중요한건, 조합장은 조합을 경영해야 하기 때문에 CEO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조합원들에게 신망을 받고 능력이 검증된 인물이 선출돼야 한다. 

이전투구

선거판이 혼탁해지고 있다.

일부 후보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사법당국에 고발조치 된 탓이다.

이천지역 한 후보는 조합원에게 연하장을 발송하고 올 2월 중순까지 본인의 직책과 이름을 포함한 문자메시지를 수차례 발송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조치 됐다.

같은 지역 한 선거구는 후보자 간 이전투구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후보자 4명 중 3명이 사법당국에 고발됐다.

한 선거구에서 후보자들이 무더기로 고발조치 된 건 극히 이례적인 일. 유권자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창피해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며 자신의 지역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에 부끄러워하고 있다.

여주지역 한 조합장은 기부행위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유권자인 조합원에게 쌀과 물품을 제공한 것이 선관위에 적발됐다.

경기농협은 도내 선거구에서 불법 선거가 끊이지 않자 엄중 경고하고 나섰다.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면 후보자들이 표를 매수하려는 돈 선거 유혹에 쉽게 노출될 우려가 있다. 이번 고발조치된 조합과 고발될 조합은 표창을 비롯해 금융지점 신설 인허가, 농촌 지원 등 모든 중앙회 지원 혜택을 중단할 것이다.“

후보자로 하여금 조합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네거티브전도 등장하고 있다. 몇몇 후보는 자신의 비전 보다는 무조건 교체론부터 앞세우고 있다.

내가 조합장이 돼야하는 이유

“내가 왜 조합장이 되어야 하는지” 이유보다 “상대후보가 조합장이 되면 안 되는 이유”를 더 부각시키고 있다.

선거판에 가장 몹쓸 행위가 바로 이런 것이다. 선거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늘 이 같이 페어플레이 정신이 결여돼 있다.

후보자는 내가 왜 조합장이 되려는지 그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표를 호소해야 한다.

조합원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자리욕심에 눈먼 후보는 걸러내고 진정 조합을 위해 헌신봉사 할 수 있는 ‘참된 인물’을 선택하기 바란다.

순간의 선택이 4년이 아닌 조합의 미래를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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