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공장, 부지 좁고 물류창고 거리 멀어 비효율적
공장이전 불가피한 상황… 규제로 관내이전 빨간불

현대엘리베이터 제1공장 전경
현대엘리베이터 제1공장 전경

“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물 건너 간지 얼마나 됐다고…”

지역사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현대엘리베이터 ‘이전설’ 때문이다. 회사 측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회사 측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공장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원주와 충북음성 등 지방이전은 물론 이천관내 이전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상황에서 이천시의 최대 시나리오는 관내 이전. 그런데 문제가 있다. 현행법상 관내이전이 녹녹치 않다는 지적이다. 엄태준 시장은 “경기도와 중앙정부를 설득해 공장증설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관내이전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이 그때까지 기다려줄지 여부는 미지수다. 시는 현재 경기도와 공동으로 현대엘리베이터 사수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저러다 갑자기 이전이 결정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 용인으로 결정된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놓고서도 SK하이닉스 측은 이천시에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일관한바 있다. 시민들은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전에 이천시와 정치권의 발 빠른 조처”를 요구하고 있다.

지방이전설 휩싸인 현대엘리베이터

회사 측  “아무것도 결정된 거 없어”

“반도체클러스터 전철 밟지 말아야”

14일 이천시 등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총 4만444㎡ 부지에 건물 3개동이 자리해 있으나 이중 1동은 구조안전상 문제가 있어 재건축 또는 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협소한 부지면적과 기존 공장에 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것도 이전결정이 시급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특히 현대엘리베이터 공장과 인접해 있어야 할 물류창고가 천안시에 위치해 있는 것도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현재의 부지에선 공장증축이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회사 측은 공장이전 시 10만㎡ 규모의 부지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시는 공장과 물류창고를 한 곳에 지을 수 있는 관내이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수정법 등 각종 규제로 인해 현대엘리베이터 이천관내 이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결국 규제 완화를 통한 관내 이전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시는 경기도와 공동으로 기존 공장에 한해 관내이전이 가능하도록 정부에 규제완화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보장되지 않는 규제완화와 시간이 걸림돌로 작용될 공산이 크다. 또 현대엘리베이터 측이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기다려줄지 여부도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현대엘리베이터 직원들 사이에선 “얼마 전에 현정은 회장이 한 달 안에 공장이전 결정을 하기로 했다”는 소문이 파다해 이천시를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엄태준 시장은 12일 현대엘리베이터를 직접 방문해 장병우 대표이사를 만나 이천관내 이전이 가능하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엄 시장은 “경기도와 중앙정부를 설득해서 공장증설이 가능하도록 할 테니 이천시를 믿고 함께 해 주시기를 당부했다”며 “또 회사가 어떠한 결정을 하더라도 이천시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장 대표이사는 “공장증설과 관련해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은 맞지만, 회사차원에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회사에서 결정을 하면 이천시에 협조를 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시민들은 “현대엘리베이터 만큼은 용인으로 간 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번만큼은 절대로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이천시와 정치권이 적극 나서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주민 김모(59)씨는 “만약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방으로 이전하게 된다면 이천경제는 한파를 맞게 될 것”이라며 “규제완화 타령만 할 게 아니라 TF팀을 꾸려서라도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찾아내서 반드시 현대엘리베이터를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엘리베이터 소속 직원은 1900여명이며, 이천관내에 위치한 협력업체 수만도 약 4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방세 납부액은 2017년 10억원, 2018년 8억원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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