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이 주인공이 돼야할 모내기 행사
올해도 ‘정치인이 주인공?’ 이젠 바꿔야

올해 역시 주인공은 없었다. 예상이 빗나가길 바랐지만 여지없었다. 15일 열린 ‘대왕님표 여주쌀’ 첫 모내기 행사 얘기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모내기 시연에는 시장, 국회의원, 시도의원, 조합장 등 대부분 선출직만 참여했다.

농업인이 주인공이 돼야할 신토불이 행사에 사실상 선출직들이 주인공이 된 것이다.

정치인들은 밥상 차려 놓으면 헐레벌떡 와서 인사 소개 받고 곧바로 자리뜨기 일쑤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대게 그렇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총은 따갑기만 하다. 거의 모든 행사가 선출직들에게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여주는 전국 최초로 쌀 산업특구로 지정된 대한민국이 인정한 쌀의 도시다. 그런데 농민들은 모내기 시연행사에 배제됐다.

선출직들 인물만 바뀌었을 뿐 대부분이 지난해와 똑 같았다. 벼 베기 행사도 마찬가지였다.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싶었다면 정치인들 대신 여주관내 최고령 농업인을 초청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주에는 70년 가까이 농사를 지어온 장인(匠人)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래서 제안한다. 벼베기 행사부터라도 최연소 농업인이나 영농후계자, 쌀농사를 가장 많이 짓는 여성 농업인, 쌀농사가 꿈인 고등학생 참여를 고려하기 바란다.

정치인들의 축사 대신 70년 이상 농사를 지어온 장인을 선정해 쌀에 얽힌 이야기도 들어보고 ‘대왕님표 여주쌀 명장패’를 수여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취업하기 힘든 세상, 쌀농사가 장래희망인 고등학생에게 “쌀농사 직업을 택한 계기와 포부”를 들어보는 것도 의미 있어 보인다.

특산물 행사에 정치인들이 조명되는 것은 식상하다. 그다지 눈길도 끌지 못한다. 다른 행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오곡나루 축제도 정치인들만 부각될 뿐 논과 밭에서 더위와 싸워가며 열심히 일한 농민들의 시름을 달래주는 행사는 눈에 띄지 않았다.

특산품 홍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농민들의 사기진작이다. 그런 차원에서 농민들을 축제의 주인공으로 캐스팅해야 한다. 

그것이 값싼 수입 농산물 파고에 맞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농민들의 위상을 세워주는 일이다.

‘작년에 이렇게 했으니까 올해도 이렇게 하면 된다’ 식의 구태는 이제 걷어치웠으면 한다. 그것은 발전 가로막는 또 다른 규제다.

노력 없이 얻어지는 건 아무 것도 없다. 무슨 사업이든 질적 향상을 통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신토불이 행사는 더욱 그렇다. 농민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일궈온 대왕님표 여주쌀의 명성을 헛되지 않게 하려면 말이다.

“어떻게 하면 농업인들의 호주머니를 채워 줄 수 있을까.” “우리가 주인공이 되기보다는 농민이 주인공이 돼야 하지 않을까.”

정치인들이 농민들을 위해 이 같은 고민이나 생각을 해 본적은 있는지 묻고 싶다.

모내기 행사 주최 측에 고한다. 특산품 영화는 정치인 보다 농민이 주인공이 돼야 흥행 확률이 높다.

이번 모내기 행사는 이런 평범한 이슈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부디 캐스팅에 성공한 특산품 행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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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신문 DAMP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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