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직권상정 통해 채용된 6급 상당 별정직 공무원
여주시의회의장 비서실장 ‘의장과 중고교 동창’ 관계
“배나무 밑에선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는데…”

최근 임용된 여주시의회 ‘의장 비서실장’을 둘러싸고 시의회 안팎이 시끄럽다.

논란 끝에 채용된 의장 비서실장이 유필선 의장의 중·고등학교 동창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일부 의원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시의회의 이 같은 현실에 부끄러워하고 있다.

20일 시의회 안팎에 따르면 여주시는 지난 14일자로 A씨(55)를 6급 상당 별정직 공무원으로 채용했다.

유필선 의장이 추천해 임용된 것으로 알려진 A씨는 시의회 내부적으로 ‘의장 비서실장’ 직함을 부여받았다.

여주시의회 최초 의장 비서실장이다. 그러나 일선 지방의회에 의장 비서실장을 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A씨의 비서실장 채용에 앞서 시의회에선 ‘별정직 공무원 채용 문제’를 놓고 의원들 간 갈등의 골이 깊었다.

여주시의회 조례심사특위에서 부결된 사항을 의장이 직권 상정이란 카드를 꺼내들어 가결시켰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에선 A씨의 채용을 둘러싸고 ‘납득할 수 없는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이 납득할 수 없는 인사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압축된다.

앞서 거론한바와 같이 비서실장으로 채용된 A씨가 현 의장의 중‧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점이다.

동료 의원들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직권상정까지 해서 자리를 만든 까닭이 동창을 채용하기 위한 것이었냐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다.

의회사무과 관계는 “친구라서 뽑은 건 절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폭넓은 의미에서 정책자문 역할 등을 수행할 능력이 충분한 인물이어서 발탁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의)능력을 볼 때 6급 별정직으로 근무하기에는 아까운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친구채용’이란 뒷말이 나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발탁인사’라는 점을 부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하나는 의장 비서실장으로서의 A씨의 자격 논란이다.

A씨는 금융관련 일과 개인사업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때문에 정책자문 역할이나 의장 보좌 능력 등을 갖추고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A씨의 채용을 임용전날에서나 통보 받은 것으로 드러나 ‘불통의회’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들은 “비서실장 채용과 관련해 일절 상의도 없었다. 임용 전날 통보받은 게 전부”라며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의장의 동창을 비서실장으로 채용한 것을 시민들이 알면 뭐라 하겠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일부 시민들도 의장의 동창을 비서실장으로 채용한 것을 놓고 반발하고 있다.  

시민 B씨(53)는 “일선 시군 지방의회에 의장의 비서실장이 채용된 사례가 있는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며 “동료의원들이 죽어라 반대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직권상정으로 통과시킨 것이 동창의 일자리 제공을 위한 것이었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어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의회사무과 관계자는 “(의장 비서실장으로) 이미 거론되던 사람은 본인이 거절했다”며 A씨를 염두에 둔 의장의 직권상정이 아니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여주시의회 1호 비서실장으로 이름을 올린 유필선 의장의 ‘비서실장’ A씨의 임기는 유 의장의 임기 만료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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