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의원, 김영자 부의장 겨냥 시정질문 ‘뒷말 무성’
일각 “취지 벗어난 ‘시장 대변인’ 역할 불과”비판

여주시의회 A의원이 본회의에서 이항진 시장에게 질의한 시정 질문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질문은 시장에게 했지만 내용은 사실상 동료의원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공직 내부에서조차 시의회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의회 안팎에선 시장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 위한 ‘대변인’ 역할을 자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의 질문은 이항진 시장과 김영자 부의장이 충돌을 빚은 ‘남한강 3개 보 해체’ 관련 내용으로 드러났다. 

A의원 “개인적 감정은 절대 아님” 배수진

A의원은 지난 5일 열린 제40회 여주시의회 1차 정례회 시정 질문에서 시장에게 여주시의 교육계획에 대해 질의한 뒤 네 번째 질문으로 여주 남한강지역 3개 보 처리계획에 대해 질의했다.

그는 “지금 여주시에서 정부의 4대강 보 처리계획을 놓고 일부 극소수 시민들 간의 의견이 분분하고 그 정도가 심한 경우는 매우 우려되는 소문들까지 난무하고 있는데 혹시 상황을 알고 계신지 궁금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여주시장으로서의 입장과 환경운동가로서의 입장은 달라야 하고 또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장님의 여주 남한강 지역 3개 보 처리 계획에 대한 입장을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보’ 관련 질문을 시작했다.

지역 현안사항을 질의한 만큼 여기까지는 괜찮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항진 시장의 답변 후 이어진 A의원의 추가 질문이 논란의 단초가 됐다. A의원은 자신에 앞서 진행한 김영자 부의장이 장시간에 걸쳐 시장에게 질의한 내용 대부분을 짚어가며 ‘사실여부’를 물었다. 

이를 테면 김 부의장이 보 해체반대 이유에 대한 사례를 든 구체적인 내용까지 언급하며 “도대체 납득이 안 가는데 시장님은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말씀해 달라”고 하는 등 김 부의장의 시정 질문 내용을 부정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줬다는 지적이다.

A의원은 모두 6차례에 걸쳐 시장에게 김 부의장이 질의한 내용을 추가 질문했고, 이 과정에서 김영자 부의장의 이름을 수차례 거론해 동료의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저버린 시정 질문이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부 시민들도 “시정 질문 취지를 벗어난 ‘시장 대변인’ 역할을 자임한 것으로 밖에 비추어지지 않는다”며 “그러나 오죽했으면 시장도 ‘답변드리기 굉장히 까다로운 말씀이신데’ 하면서 답변을 이어갔겠느냐”며 A의원의 과한 질문을 꼬집었다.

A의원은 당시 질문 과정에서 “김영자 부의장님께는 제가 개인적인 감정이 있어서 그런 건 절대 아님을 말씀드린다”고 했지만, 김 부의장은 이 일로 몹시 불쾌한 심정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여주시의회 유일한 3선 여성의원 김 부의장이 초선의 여성의원에 의해 체면이 구겨진 탓이다.

이와 관련 A의원은 김 부의장에게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보 문제를 둘러싼 ‘여주시의회 시정질문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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