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들은 한 민원인 ‘70평생 처음’
엄태준 이천시장 면담중 발언 ‘도마위’

엄태준 이천시장의 면담 중 발언이 ‘논란’에 휩싸였다.

엄 시장이 7일 구만리뜰 공원화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측과 가진 면담 자리에서 한 참석자에게 “눈을 쳐다보면서 말하세요”라고 말한 것이 단초가 됐다.

말은 듣는 이의 느낌에 따라 그 말의 의미가 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말을 들은 70대 한 참석자와 배석한 다른 참석자가 "70평생 처음"이라며 불쾌한 심기를 드러낸 걸 보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경우로 판단된다.

시민의 대표일꾼을 자처한 시장이 교사가 학생에게 씀직한 말을 민원인에게 스스럼없이 한 것에 대해 지역에선 “어른도 없나”라고 비난한다.

‘아차’ 싶었을까. 엄 시장은 그 자리에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눈을 보면서 이야기하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엄 시장은 이날 저녁 다시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이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SNS에 이런 글을 남겼다.

“어제는 구만리뜰 개발계획에 반대하는 토지주들께서 시청 앞에서 시위를 하셨고, 대표자들을 만나 서로 솔직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저녁식사도 하면서 마음을 터놓고 더 솔직하게 마음을 나눴습니다. 앞으로 더 자주 소통하고, 더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참석자들은 혹시나 불똥이 튈까 우려한 탓인지 “엄 시장이 사과를 했고, (자신들은)사과를 받아들였다”며 더 시끄러워지는 걸 원치 않는 분위기였다.

사실 엄 시장이 눈을 마주보면서 대화하자고 말한 것은 갑질 차원으로 보기엔 거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집회 당일 시장과 간신히 마련된 면담 자리에서 아랫사람에게나 할 수 있는 표현을 70대 민원인에게 한 다는 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아무리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고 해도 부인할 수 없는 처신이다. 자신도 모르게 ‘시민의 대표일꾼’이란 초심을 잃고 있었던 건 아닌지 반성은 있어야 한다.

공인의 언행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안타깝지만 이천에서는 당분간 “눈을 쳐다보면서 말하세요”라는 말이 유행어가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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