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조성계획 발표 후 논 메워 수백그루 심어
혹시모를 강제수용 대비? 토지주들 비난 봇물

이천시의 공원조성계획이 발표된 이후 구만리뜰 한 논에 느티나무와 은행나무 등 조경수 수백여그루가 삽시간에 심겨졌다. 토지주들은 “보상을 노린 나무식재”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천시의 공원조성계획이 발표된 이후 구만리뜰 한 논에 느티나무와 은행나무 등 조경수 수백여그루가 삽시간에 심겨졌다. 일부 토지주들은 “보상을 노린 나무식재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구만리뜰에 갑자기 논을 메우고 나무를 잔뜩 심고 있다는 제보전화였다. 제보자는 “보상금을 노린 얄팍한 짓 아니냐“며 씩씩댔다.

논에 나무를 심는 건 아무렇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곳 상황은 좀 다르다. 이천시는 지난 4월 이곳 구만리뜰에 ‘도시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토지주들이 구만리뜰공원조성반대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모형무덤까지 만들어 놓고 죽어라 공원조성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심지어 생존권 투쟁으로까지 간주하며 지난 7일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했다. 그 무렵 한 사람은 2,000평 정도 되는 구만리뜰 논에 흙을 메우고 나무를 빼곡하게 심었다.

정말 삽시간에 느티나무와 은행나무, 단풍나무, 묘목까지 수백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수령 10여 년 된 제법 굵은 나무까지 포크레인을 동원해 부랴부랴 심었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들이 공원조성 계획 발표 이후부터 대규모 집회가 열린 지난 7일까지 약 한 달 만에 본격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그러자 주변에선 ‘보상을 노린 나무식재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시위에 나선 토지주들도 ‘보상금을 노린 꼼수’라며 비판하고 있다. 혹시 모를 강제수용을 대비해 이른바 '보험'을 들어 놓은 게 아니냐는 비아냥섞인 말도 나온다.

토지주가 직접 심었는지, 아니면 제 3자가 심었는지 확인은 안 되지만 공원조성계획 구역 안 토지에 나무가 심겨진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나무가 심겨진 안흥동 구만리뜰 내 토지주는 공원조성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에 소속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토지주들은 어깨를 나란히 했던 한 토지주의 논에 심겨진 나무를 보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나무식재는 곧 이천시의 공원조성 계획을 받아들이는 듯한 인상을 풍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천시 공원조성 계획이 발표된 이후 삽시간에 구만리뜰 논에 심겨진 나무들.
구만리뜰 논에 수령 2년~10여년에 이르는 것을 추정되는 나무들이 빼곡하게 심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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