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은 여주보다 5배 많은 49억 확보
도의원, 타 지역과 대조 “야당이라서?”
굴욕적인 예산, 시민들 “자존심 상해”

여주시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경기도로부터 특별조정교부금 성적표를 받아들고 나서다. 인근 지자체는 '각종 공약사업 탄력' 운운하며 보도자료까지 냈지만 여주시는 정작 침묵하고 있다. 단 한 건에 10억원 확보가 고작이기 때문이다. 이웃 양평과 가평은 여주보다 4~5배 가까이 많은 특조금을 확보했다. 이에 비하면 여주는 굴욕적인 수준이다. 숙원사업에 목말라하던 주민들의 싸늘한 시선이 시 집행부와 정치권을 향하고 있다.

여주시는 지난 4월 2019년 상반기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으로 여흥동 공영주차장 조성 사업비 30억원을 포함해 총 13개 사업에 147억2천여만원을 신청했다. 이 가운데 ‘도예로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 설치사업’ 10억원만 확보된 것이 8일 확인됐다. 신청사업 중 10%도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이 때문에 대신중고등학교 통학로 조성사업 등 여주시의 현안사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 같은 저조한 성적은 이웃 지자체와 확연히 비교된다. 양평은 총 5개 사업에 49억원을 타내 잔치집 분위기다. 9개 사업 95억원을 신청한 가운데 절반 이상의 재원을 챙겼다.

가평과 연천도 4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세 수입이 빵빵한 이천시도 26억원을 받아냈다. 여주에 내려진 특조금 10억원은 타시군에 비해 그야말로 쥐꼬리 수준이다. 올해 말 완료예정이던 ‘사회복지시설 태양광 설치사업(관내 경로당 60개소)’ 5억원도 확보 안돼 비상이 걸렸다. 

시는 11억원을 확보했던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며 하반기를 기약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그때 가봐야 아는 거 아니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도의원들의 역할론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특조금의 성격상 도의원의 역할에 따라 액수가 달라지는 것을 익히 봐왔던 터다.

본지는 경기도의회에서 인근지역 도의원들에게 특조금 배분 내역이 문자로 발송된 다음날인 지난 5일 여주지역 도의원에게 특조금 현황을 물었다. 별다른 관심이 없거나 의욕적인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한 도의원은 “야당이라서 어려움이 있다. 하반기 때나 확보해 보겠다”는 식이었고, 다른 한 도의원은 “10억 연락을 받았는데, 아직 공식적인 게 아니기 때문에 내려와 봐야 알겠죠”라고 말했다. 한 푼이라도 더 확보하려고 혈안이 돼 있는 다른 지역 도의원들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특조금 확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집행부와 도의원과의 긴밀한 협력관계 부재도 ‘특조금 굴욕’을 자초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결국 두 기관의 합작품이 달랑 10억이라는 지적이다.

일부 시민들은 “쥐꼬리 보다 못한 이번 특조금 확보는 수도권 제외 요청 지역에서 여주가 제외된 것에 이은 두 번째 굴욕”이라며 “여주가 양평의 1/4 수준에 불과한 예산을 확보했다는 사실에 몹시 자존심이 상한다”고 말했다.

관변 안팎에선 “타 지역과 비교해 이렇게 터무니없이 차이 나는 경우는 사례가 드물다”며 “이는 수도권 제외에 이은 두 번째 악재로, 여주를 둘러싸고 무엇인가 심상찮은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여주시 재원 마련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여주지역 정치지도자들의 일련의 행태를 보아 지금보다 나중이 더 큰 문제라는 시민들의 걱정어린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여주는 이래저래 바람잘 날 없다.

저작권자 © 서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