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가 영 불안해 보인다. 시정도 그렇고 정치권도 그렇다. 하지만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지도자는 별로 없어 보인다. 참으로 안타깝고 딱한 일이다. 이항진 시장은 보 해체 찬성 반대를 묻는 질문에 몇 개월째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시민들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똑 부러진 대답을 듣고 싶어 하는데 시장은 계속 공론화 얘기로 일관하고 있다. 중앙정부 눈치를 보는 건가? 아니면 중앙당의 눈치를 보는 건가? 이럴 때 쓰는 말이 바로 소신이다. 그 소신을 밝힐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일러둔다.

요즘 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쟁쟁한 인물들이 몰리면서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과거와 달리 ‘인물가뭄’에서 탈출한 셈이다. 그러나 ‘풍요 속 빈곤’과 같이 시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시민들의 무관심은 민주당내 내홍과 지도자급 인사들의 갈지자 행보로 간추려 진다. 먼저 ‘젊은기수’ 백종덕 민주당 여주양평지역위원장에게 묻고 싶다. 당직자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에게 욕설에 가까운 막말을 퍼부은 의장에 대해 아직도 징계를 검토 중인 것인지?

어떤 결정이 나올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있다. 이복예 의원은 시의회 행감에서 도서관을 특정정당의 창당대회 장소로 대관해 준 것을 지적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당시 이 정당 관계자는 이 의원이 하지도 않은 말을 호도하며 권력형 ‘갑질행위’로까지 규정했다.

그런데도 백종덕 위원장과 유필선 의장 등 민주당 시의원은 창당대회에 참석했다. 민주당은 죄 없는 자당 의원을 그야말로 파렴치한 정치인으로 몰아세운 특정정당에 아직까지 일언반구 사과요구 조치도 없다. 이래서야 당이 바로 설 수 있을까?

시장과 의장, 지역위원장의 엇갈린 행보도 당내 불협화음으로 읽힌다. 지난달 30일 열린 남한강 보 해체 반대 집회에 시민 1,000여명이 모였지만 시장과 의장, 민주당 의원 3명은 보이지 않았다. 백종덕 위원장과 이복예 의원만 모습을 드러냈다.

누구보다 정치색깔을 분명히 해야 할 백 위원장은 참석했고, 그 선택이 옳았다는 여론이 많았다. 당시 시민들은 시장의 불참에 많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시장이 보수정당의 정치성격을 띤 집회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냐?”

그래서 이항진 시장이 아무리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한다’고 해도 대 다수 시민들은 “보 해체 찬성”으로 인식하고 있는 거다. 자유한국당 시의원들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한쪽에서 정치색을 입혀 바라보고 있다면 자중해야 한다. 집회 참석과 시정 질문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읍면동장에게 보낸 보 해체 집회관련 ‘선거법 위반 조심 문자’로 촉발된 민감한 시국에 ‘집회방해’ 고소 검토 등 민감한 사항을 다루는 회의에는 가급적 참석하지 않는 게 좋다. 그렇잖아도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이포보 방문으로 색안경을 끼고 보는 마당에 그 같은 발걸음은 결국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다.

이 같이 어수선한 국면에 굴욕적인 경기도특별조정교부금 10억원은 지역발전에 활력을 잃게 만든 악재로 작용되고 있다. 시민들은 여주보다 5배 가까이 많은 특조금을 챙긴 양평을 보면서 몹시 자존심 상해하고 있다.

왜 이런 고통을 시민들이 겪어야 하는가? 시민들은 그 원망을 정치권으로 돌리고 있다. 도의원을 비롯한 정치지도자들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 아울러 여주 민주당은 과거의 야당시절에나 있을 법한 정쟁을 멈추고 집권여당으로서의 품격을 갖춰주기 바란다. 

인내에 한계를 느끼는 시민들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고 한다. 이항진 시장은 즉각 보 해체 관련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고 민주당은 당의 위계를 바로 세우는 한편, 화합을 통한 지역발전에 앞장서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이것이 여주시민들의 준엄한 요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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