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비서실상 파격승진… 6급 고참들 ‘박탈감’
70년대생 여성사무관 탄생… 직렬안배는 씁쓸

여주시 공직사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공직사회 꽃이라 불리는 사무관(5급) 10명에 대한 승진인사를 단행하고 나서다. 대규모 승진인사로 ‘6급 고참’들의 인사적체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게 공직사회의 대체적인 목소리다.

시는 지난 6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행정 4명, 세무 1명, 사회복지 1명, 녹지 1명, 시설 2명, 농촌지도사 1명 등 직렬별 10명을 사무관 승진 예정자로 발표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건 임영석(51) 비서실장의 ‘파격승진’이다.

사회복지직인 그는 이항진 시장의 비서실장 1년 2개월여 만에 수많은 6급 고참을 제끼고 사무관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임 실장의 6급 경력은 꽉 채운 6년차이지만 그의 경력보다 6~7년 이상 많은 고참급 팀장들도 수두룩하다.

발탁인사 성격도 있지만 시장 최 측근으로 분류되는 비서실장의 초고속 승진은 다른 고참 팀장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겼다는 지적이다. 직렬안배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유일한 여성 승진자인 김상희 건축민원 2팀장의 경우는 1970년생 사무관 탄생이란 상징성이 뒤따른다.

6급 13년차에 접어든 만큼 승진 명분은 충분하지만 불과 2개월여 전 사무관 승진임용과 함께 자리를 옮긴 박세윤 산북면장에 이은 건축직렬(시설)의 잇따른 사무관 승진은 직렬안배를 고려하지 못한 인사라는 뒷말을 남기고 있다.

이와 함께 시 주요부서 편중인사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행정직의 경우 최근까지 인사팀장을 지낸 복지행정과 이복환 팀장과 심경섭 행정지원팀장이 자치행정과 출신이거나 소속이다. 나머지 2명도 기획예산담당관실과 감사법무담당관실에서 나왔다.

사실상 핵심부서로 일컫는 3개과에서 행정직 4자리를 싹쓸이 한 셈이다. 문화교육국을 비롯한 그 외 여러 부서에선 행정직 승진자를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일부 부서를 제외하곤 사업부서나 기피부서 장기간 근무자, 읍면동 근무자 역시 승진자 명단에 한 명도 없어 균형인사와 역행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공무원은 “이는 요직부서에 근무하지 않으면 승진하기 어렵다는 공식을 확인시켜 준 인사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경력을 무시한 인사는 직원들의 사기저하와 인사행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다”며 이번 인사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추석명절을 앞둔 여주시 공직사회는 최근 단행된 '풍요속 빈곤' 승진인사로 크게 술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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