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용기 내어 원장을 고발합니다”… 어린이집 원장 ‘갑질논란’ 일파만파
[속보] “용기 내어 원장을 고발합니다”… 어린이집 원장 ‘갑질논란’ 일파만파
  • 이백상 기자
  • 승인 2020.06.12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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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10여명 퇴사 원인 ‘원장 갑질’ 때문”
퇴사압박 등 ‘후한 두려워’ 제대로 말못해
단체 카톡방에 특정교사 해고 통보 ‘모욕’
재난지원금으로 단체복 구입‧기부금 강요

“교사 10명이 원장의 갑질을 못 버티고 어린이집을 떠났습니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 7명의 아이들이 퇴소를 했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어머님과 같이 울었습니다. 다른 곳에서 만났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말씀을 나누고 가셨습니다. 시청에선 항상 그 자리입니다. 법에 위반되지 않는 한 (원장 갑질에 대한) 어떤 방법이 없다는 대답뿐입니다. 국공립어린이집 원장은 그냥 점수 하나면 보고 뽑나 봅니다. 가장 중요한 인성과 인격은 그 다음이라 안타깝습니다. 저희는 다른 곳에 가서 일을 하면 되지만, 아이들은 무슨 잘못 일까요? 영아반 아이들은 담임교사가 바뀌면 엄마가 바뀌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피해는 아이들이 보게 되는 것입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눈물이 납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교사들이 대다수라 한줄기 희망이라도 잡기 위해 용기 내어 원장을 고발합니다.”

‘원장의 갑질’ 논란을 빚고 있는 여주지역 한 국공립어린이집 교사들의 말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안위 보다는 아이들에게 돌아갈 피해를 더 걱정했다. 그러면서 위탁 당사자인 여주시의 미온적인 대처에 다소 실망하는 눈치였다. 이들은 “작년부터 여주시청에 계속 민원을 넣고 면담도 하며 해결하려고 노력했는데 제자리였다”고 했다.

한 교사는 “현재 시청에서 원장과의 중재 차원에서 교사들을 면담하고 있는데 하나 같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으면 왜 당당히 말을 못했냐는 식의 면담이었다”며 “아이들과 지내는 게 좋은데 말하면 ‘퇴사압박, 모욕, 이간질, 뒷담화’ 등 참지 못할 일들이 벌어질게 뻔하니까 쉽게 말이 나오지 않았다”며 공무원과의 면담후기를 전했다.

A원장의 갑질, 충격적인 증언 봇물

지난 총선 당시 특정정당지지 강요
운영위원 선출 시 ‘조작 의혹’ 폭로

여주시 국공립어린이집 A원장의 ‘갑질 논란’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제기된 원장의 교사 비하발언, 모욕발언, 부당 업무지시 외에도 그의 갑질을 의심할만한 교사들의 충격적인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교사들은 어린이집 개원 8개월 만에 교사 10여명이 퇴사한 것은 ‘원장의 갑질’ 때문이라고 했다.

11일 교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원장이 교직원들의 전체 카톡 대화방에서 특정교사에게 ‘해고’를 통보한 뒤 그 교사의 강제업무 배제, 키즈노트 탈퇴, 전체카톡방에서 나가라고 지시했다. 또 지자체에서 교사에게 지원된 재난지원금으로 교사 단체복을 맞추자고 강요하고 심지어 본인의 명예를 위해 기부금까지 강요했다.

특히 원장은 교사에게 전화나 단 둘이 이야기할 때 다른 교사의 험담을 자주했고, 학부모에게 담임교사의 욕이나 좋지 않은 이야기들로 오해를 만들어 학부모와 3자 대면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원장은 어린이집 운영에 관여하고 반대의견을 내는 학부모 아이들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해 학부모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한 사례도 있다.

어린이집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운영위원 선출과정에서 원장의 ‘조작 의혹’도 제기됐다. 교사들은 “원장이 교사에게 지시해 원 운영에 반대의견이 없는 학부모에게 미리 연락해 설득한 후 운영위원을 선출했다”고 폭로했다. 원장은 또 특정 교사의 행동에 화가 난다며 교실 앞 신분확인용 사진판에 있는 교사 사진을 떼어내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했다.

지난 4월 총선 때는 원장 자신이 선호하는 특정정당을 지지하도록 강요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원장은 교사 전체 복 맞춤을 핑크나 빨강색으로 하자고 제안하고, 선거 전날에는 교사들에게 ‘지지정당 후보가 당선돼야 어린이집이 좋아진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B교사는 “원장이 마음에 들지 않은 교사는 부당업무지시 및 모멸감 등을 느끼게 하며 교사 스스로 자진해서 퇴사하게 만든다. 옆에서 보는 교사로서 너무 힘들다”며 “이런 일들이 아이들과 지내는 어린이집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게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이어 “너무 억울해서 원장에게 당한 피해사실을 호소하러 시청을 찾아갔지만, 갈등조정관을 배석시킨 시청은 문제해결 의지 없이 고민이나 마음을 풀어주려는 역할 정도로 밖에 비춰지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교사들은 원장의 갑질에도 꿋꿋이 버틴 이유는 퇴직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교사가 바뀌어 겪게 되는 정서적 어려움을 충분히 알고 있기에 아이들에게 또 같은 상처를 반복해서 주고 싶지 않아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10일 “교사들의 잦은 교체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었다. 입면 보고가 올라와서 퇴사 사유가 뭐냐고 물으면 교사들은 ‘원장이랑 마음이 안 맞아서’라는 말을 했었다”며 “현재 7명의 교사와 면담을 했고, 원장이 직접 찾아와서 본인 얘기를 했는데 상반되는 내용이 많다. 제기된 민원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본지는 지난 10일 A원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닿지 않아 사실여부를 묻는 문자를 남겼다. 이에 A원장은 11일 문자메시지를 통해 “(갑질 관련해) 그런 사실 없다. 해명할 이유도 없고, 왜곡된 기사 시 명명백백 밝히겠다. 법에서 심판받겠다. 제대로 기사쓰세요”라고 전해왔다. 담판뉴스 보도 이후 기자에게 온 문자에는 “글 올리셨네요. 명예훼손으로 고소합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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