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로 얼룩진 여주시 보육관련시설 왜 이러나?
어린이집 원장갑질 이은 육아센터 센터장 갑질
업무적 괴롭힘 ‘갑질 센터장’ 정직 1개월 처분
9개월 만에 직원7명 교체… 이중 4명 갑질피해

여주시가 한 국공립어린이집 원장의 ‘갑질논란’으로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담판뉴스 12일자 주요이슈 보도> 여주시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도 이와 유사한 ‘갑질민원’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이항진 시장의 핵심 공약인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에 비상이 걸렸다. 육아종합지원센터의 센터장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당했다’는 직원 A씨는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고,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B센터장은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더구나 갑질 논란을 빚고 있는 두 기관 모두 여주시가 위탁한 보육관련 시설이어서 이로 인해 아이들에게 돌아갈 피해를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공공기관 내 ‘갑질’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여주시 보육시설발’ 갑질파문은 일파만파 번질 조짐이다.

피해자 “힘없는 ‘을’의 비참함 느껴”

“그만 둔 이유는 센터장 갑질 때문”

여주대학교산학협력단이 여주시로부터 위탁 받아 운영 중인 여주시육아종합지원센터(이하 육아종)에서 직장 내 갑질과 괴롭힘 사건이 발생했다. 담판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육아종 센터장 B씨의 과도한 업무지시와 잦은 야근, 직장 내 괴롭힘과 모욕‧모멸감을 당한 직원 A씨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여주대산학협력단이나 여주시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진정인의 상황에 도움을 주는 곳은 어느 곳도 없었다. 오히려 센터장의 편에 서서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센터장의 이야기에만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았고 힘없는 ‘을’의 비참함을 느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앞서 A씨는 반복된 직장 내 괴롭힘을 참다못해 지난 1월 고용노동부에 민원을 넣었다. 이후 여주대산학협력단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센터장에게 정직(3월 23일~4월22일) 1개월 처분을 내렸다.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된 것이다. 그러나 징계처분을 마치고 복직한 이른바 가해자 B센터장과 피해자인 직원 A씨가 한 공간에서 근무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해 징계, 근무 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고, 이 경우 사용자는 징계 등의 조치를 하기 전에 그 조치에 대해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피해근로자’인 A씨의 의견 없이 ‘행위자’인 B센터장의 징계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다른 직원들도 B센터장의 갑질을 견디다 못해 퇴사하고 이와 관련 민원을 여주시에 낸 것으로 전해졌다. 육아종에선 센터장 포함 모두 6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육아종에서 9개월 동안 교체된 직원 수는 모두 7명. 이 가운데 그만 둔 직원 2명은 센터장이 정직 징계처분을 받고 복직한 이후인 지난 5월 사표를 썼다. 짧은 기간 정원보다 많은 직원이 교체된 것은 갑질논란을 빚고 있는 H국공립어린이집 상황과 흡사하다.

“한 지붕 두 갑질?” 원장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H국공립어린이집과 센터장의 갑질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여주시육아종합지원센터가 공교롭게도 한 건물에 위치해 있다.
“한 지붕 두 갑질?” 원장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H국공립어린이집과 센터장의 갑질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여주시육아종합지원센터가 공교롭게도 한 건물에 위치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직원은 “징계 이후 변화가 있겠거니 생각했는데 반성의 기미도 없고 자기 잘못은 없다는 식이었다. 인격적으로 센터장과 같이 일할 수 없었다. (사직서를 쓴 배경에 대해) 대내외적으로는 일신상의 이유를 들었지만 실제로는 센터장의 (과도한 업무지시, 심리적 압박, 왕따 등) 갑질 때문”이라고 했다.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는 이항진 시장의 핵심 공약사항이다. 여주시는 지난 2018년 9월 보도자료를 내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공공분야 갑질 근절을 위한 갑질 피해 신고‧지원센터를 설치 운영한다”고 밝혔다. 갑질 피해신고부터 적발, 처벌, 피해자 보호까지 단계별 대책을 수립해 운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순 민원제기 이외에 구체적인 갑질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조사‧처분할 계획이며, 범죄 소지가 있는 경우 수사의뢰할 방침”이라며 “갑질 피해를 받은 주민은 여주시청 홈페이지 ‘공직자 부조리 신고방’ 및 행정안전부 홈페이지 ‘공직비리 익명 신고방’을 이용해 상담·제보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렇게 약속했던 여주시가 위탁한 공공기관에서, 그것도 보육관련 시설에서 이 같은 갑질피해가 잇따르자 학부모들 사이에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이러고도 정말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 맞느냐”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여주대산학협력단 관계자는 센터장 갑질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징계가 이루어진 상황이다. 그만 둔 직원들이 민원을 넣은 것은 시에서 해결할 문제”라면서 “현재 (B센터장의) 재임용을 앞두고 점검차원에서 업무적인 부분까지 조사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담판뉴스는 B센터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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