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내던지 말던 지 꼼짝 않겠다” 천명
“주민설명회 무효·송전선로 지중화 이행”
이항진 시장이 서명할 때까지 단식투쟁
박광자 위원장 건강악화 우려 한 목소리

박광자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장 등이 25일 여주시청 시장실 앞에서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박광자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장 등이 25일 여주시청 시장실 앞에서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내 의식이 살아 있을 때까지 단식투쟁을 이어 갈 것입니다.”

박광자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장이 25일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박 위원장(79·여)은 이날 오전 여주시청 2층 시장실 앞에서 성명서를 펼쳐 보이며 “송전탑으로의 변경을 막기 위해 쓰러질 각오로 단식투쟁에 나섰다”며 “(시청에서) 끌어내던지 말던지 지금 이 순간부터 이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명서를 통해 이항진 시장에게 두 가지를 요구했다. 여주천연가스발전소 사업변경 주민설명회 무효, 송전선로 원안대로 지중화 이행이 그것이다. 박 위원장은 이들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단식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박 위원장은 설명회장 진입 문제를 놓고 물리적 충돌을 빚었던 지난 14일 주민설명회와 관련해 “절차와 내용에 맞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이항진 시장은 인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송전탑 반대 측 주민들은 설명회장 출입을 사실상 봉쇄당했었다.

박 위원장은 “8개리 이장들이 SK로부터 발전기금이란 명목으로 금전에 의한 주민 간의 갈등을 막기 위해, 허가된 대로 (송전선로를) 지중화로 가야한다는 내용을 문서화해서 시장님이 서명을 해줄 때까지 단식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른바 죽기를 각오한 박 위원장의 시장실 앞 단식투쟁에 그의 건강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일흔아홉 고령인데다 허리수술로 인한 철심으로 지탱하는 척추에 무리가 갈 것으로 우려되고 심장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단식투쟁을 만류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박 위원장은 “불의로부터 정의를 지키는 일에 나이든 사람이 앞장서야하지 않겠느냐”며 “죽더라도 평생을 살아온 여주를 지킬 것”이라며 송전탑 반대투쟁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25일 단식투쟁에 돌입한 박광자 위원장이 송전탑 반대 내용이 적힌 성명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25일 단식투쟁에 돌입한 박광자 위원장이 송전탑 반대 내용이 적힌 성명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저작권자 © 서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