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 아닌 위원장 중심 위원회 돼야” 직격
위원장 “내부 갈등 아냐” 불협화음 선 그어
비서실장 내정설 지목된 C팀장 사실상 내정

이천시장직 인수위원회가 내홍에 휩싸인 모양새다. 한 인수위원은 ‘위원장 중심의 인수위원회 운영’을 주장하며 사의표명까지 언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수위원 ‘자격논란’ 시비로 2명이 사퇴한지 열흘 만에 불거진 내부 갈등 조짐이다. 인수위 측은 “내부 갈등은 없다”지만, 인수위 안팎에선 “곪은 것이 터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여기에 일부 공무원이 특정 인수위원 줄 대기에 골몰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더해져 인수위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왜 사퇴까지 고려했을까?

23일 서희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인수위원 A씨가 지난 주말께 인수위원들의 ‘단톡방’에서 자신의 인수위원직 사퇴를 고려하는 글을 남겼다. “위원장 중심의 위원회가 되어야지 간사 중심의 위원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하면서다.

A씨는 이 글을 쓴 뒤 지난 20일과 21일 인수위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A씨가 언급한 간사는 이천시청 국장 출신 B씨이며, 인수위 기획‧재정‧행정 분과에 소속돼 있다.

B씨는 공무원 퇴직 후 폐기물처리 업체 대표를 맡아 일하면서 이 회사 업무와 관련해 이천시를 상대로 감사원 등에 민원을 제기하는 한편 법적 소송까지 진행한 사실이 밝혀져 인수위원 임명 당시 이해충돌 논란을 빚기도 했다.

A씨는 왜 사퇴를 고려했을까? 이 물음에 일부 위원들은 인수위 간사 역할을 맡고 있는 B씨의 업무스타일을 꼽았다. “동료위원의 의견 무시성 발언과 인수위 전반을 좌지우지하려는 B씨의 업무행태가 내부 갈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인수위 안팎에서 제기된 여론이다.

이에 대해 B씨는 “사실과 다르다. (인수)인원이 몇 명 되지도 않는데 내부 갈등이 일어날 게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일부위원 중도사퇴 고려에 대해선 “누구를 얘기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사람들이 저하고 얘기할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간사가 아닌 위원장 중심의 인수위가 돼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당연히 위원장 중심으로 가는 거고 저는 (간사로써) 중간 역할만 하는 것”이라며, “내가 중간 역할을 하는 것에 자기들(일부 인수위원)이 불만이 있나보다”라고 일축했다.

김종춘 인수위원장은 “내부 갈등은 전혀 없다”며 “A씨의 경우 개인적인 사정으로 결근한 것이지 인수위원직 사퇴에 의한 결근은 아니다. 많은 시민들께서 염려하고 있는 만큼 민선8기 김경희호의 성공을 위해 인수위원 모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정 인수위원과 비서실장 ‘내정설’

인수위를 둘러싼 잡음은 인사개입설로 옮겨 붙은 형국이다. 인수위 현판식이 열린 지난 10일 이전부터 공직사회 안팎에선 비서실장 내정설과 특정 인수위원이 이른바 ‘민선 8기 실세’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심지어 일부 공무원들이 특정 인수위원에 줄을 대고 있다는 말도 심심찮게 들렸다.

비서실장 내정자로 지목된 직원은 종합민원국 소속 C팀장, 김경희 이천시장 당선인은 최근 그를 비서실장으로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근거 없이 떠돌던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 까닭에 공직사회는 요동치기 시작했다. 실세로 부각된 특정위원의 추천으로 인해 비서실장 인선이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공직 안팎의 여론 때문이다.

이천시 한 공무원은 “인수위 명단이 나오자마자 C팀장이 비서실장으로 거론됐는데, 실제 C팀장이 비서실장으로 내정됐다면, 특정위원과의 연관성을 무관하게 볼 공무원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자칫 특정위원에 대한 공무원들의 줄서기 행태를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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