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여주의 우황청심환’ 정병관 의장
금배지 단날 의장되더니 “당보다 시민”
‘정당 눈치 안본다’ 소신에 미묘한 파장
지방정치 모순 직격… 지역정가 ‘술렁’

초선의원이면서 여주시의회 제4대 전반기 의회를 이끌어갈 정병관 의장./여주시의회 제공
초선의원이면서 여주시의회 제4대 전반기 의회를 이끌어갈 정병관 의장./여주시의회 제공

초선인 한 지방의회 의장의 ‘당보다 시민이 우선’이란 ‘선민후당’ 발언이 지역정가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간 소속 정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여 왔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지방정치의 모순을 직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당에 의한 ‘페널티’를 무릅쓴 정병관 여주시의회 의장의 ‘선민후당’ 발언은 지난 1일 여주시의회 개원사 내용 중 말미에 등장했다.

정 의장은 이날 “동료의원들께서는 선민후당(先民後黨)의 자세를 지켜주십시오. 정당 활동보다, 지역구 활동보다 시민이 먼저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굳이 넣지 않아도 됐을 이 한 구절이 작금의 지역정가에 던지는 메시지는 자못 크다. 공천제가 살아 있는 한 기초의원 어느 누구도 정당이나 국회의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선당후사’를 강조하고 있는 정당의 입장에선 결코 달갑지 않은 발언이기에 아직 당선 잉크도 마르지 않은 초선 의장의 소신 발언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 온다. 

정 의장의 친시민(親市民)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시민들의 어깨에 짊어진 삶의 무게를 의회가 덜어주어야 합니다. 의회가 먼저 달라져야 시민의 삶이 변화될 수 있습니다”라며 시민을 위한 변화하는 의회상 정립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할 수 있고, 해야만 합니다. 우리 모두 함께 그 길로 담대하게, 묵묵하게 걸어 나가기를 소망한다”며 개원사를 마무리했다.

여주시청 공무원 출신인 정 의장은 사무관 승진 이후 여주시의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일하면서 의회 업무를 익힌 경험이 있다. 스스로를 봉사의 달인, 의회 전문가로 소개하며 ‘여주의 우황청심환이자 적토마’라고 소리 높인다.

이에 대해 묻자 “여주시민이 주인이 되고 행복해하는 그날까지 여주의 옛 지명 황려현에 나오는 적토마(황마‧흑마)처럼 지칠 줄 모르는 끈기와 인내로 뛰고 달리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금배지를 단 날 운 좋게도 의장이 된 ‘초보 정치인’의 소신 발언에 지방의회는 물론 지역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보수 강세지역 여주에서 ‘선민후당’을 쏘아올린 정 의장의 소속 정당은 국민의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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