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행사서 의장 '축사 패싱' 논란
"감정앞세운 '패싱' 있을수 없는 일"
원동학 "개인감정 때문 아냐" 일축
본회의장 '인사패싱' 이어 '축사패싱'

[서희신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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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관 여주시의회 의장이 이른바 '축사패싱' 논란에 휩싸였다. 여주지역 농업경영인 관련 단체가 주관한 행사장에서다. 의장이 된 이후 같은 당 시의원들의 '본회의장 인사패싱'에 이은 두번째 '패싱수난'이다. 일각에선 "공식적인 행사장에서 의장의 축사 배제는 '도 넘은 처사'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서희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병관 의장은 지난달 31일 여주썬밸리 호텔에서 열린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여주시연합회 가족한마음대회에 참석했으나 축사를 하지 못했다. 행사를 주관한 측에서 정 의장의 축사를 식순에서 뺐기 때문이다.

당사자는 물론 참석한 내빈들은 이충우 여주시장과 김선교 국회의원에 이어 정 의장의 축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끝내 호명되지 않았다.

과거 이 단체에서 개최한 행사에선 시의회 의장의 개회식 축사와 함께 의장표창이 수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300명에 가까운 농업경영인 등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선 그 모든 것이 생략됐다.

시민 A씨는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공식적인 행사에서 의장의 축사를 뺀다는 것은 민의를 대변하는 여주시의회를 무시하고 나아가 시민을 패싱한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냐"면서 "부디 이번 축사패싱이 정치적인 판단에 의한 결정이 아니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의장의 축사패싱 논란에 대해 이날 행사를 주관한 원동학 여주시연합회장은 "축사를 뺀 것은 회장인 내가 결정한 사항"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행사관련 의논 차 정 의장을 만나러 시의회를 방문했는데 의장이 손님과 미팅 중이어서 직원에게 초청장 전달과 함께 자신의 방문을 이야기하고 왔다. 그런데 그간 전화 한 통도 없다가 행사 일정이 임박해서야 시의회에서 표창상신을 묻는 전화가 걸려왔었다"면서 "그땐 이미 시나리오가 완성된 상태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축사패싱의 원인을 사실상 '소통부재'로 돌렸다.

이와 반면에 여주시의회는 '연합회 측에서 표창상신에 대한 공문조차 보내오지 않았다'며 억울한 입장을 토로했다.

정병관 의장은 "표창상신에 대한 어떠한 공문도 보내지 않았으면서 '이번에는 준비가 안 되어서 의장표창을 안 받겠다'고 한 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더군다나 회장이 개인감정을 앞세워 의장 축사를 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지역 일각에선 정 의장의 '축사패싱'이 당내 불협화음의 단초가 된 시의회 의장선거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원동학 회장은 현재 당적이나 당직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과거 당직자 경력이 있고 여권의 유력 정치인들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원 회장은 "연합회 회의 과정에서 의장 표창에 대한 의논이 있었고,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정 의장을 찾아 갔던 것"이라며 "(표창과 축사패싱 등 일련의 상황이) 개인감정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지난 7월 여주시의회 본회의장 단상에 오르기 전 관례상 의장에게 건네는 인사를 생략해 이른바 '본회의장 인사패싱'에 따른 여론의 뭇매를 맞은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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