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대기 중 의원들 간식타임 논란
"떡볶이가 입에 넘어 가나?" 비난 봇물
한 시의원 "앞으로 세심한 주의 살필 것"
계속되는 '인사패싱'… 떡볶이 먹을 땐?

[서희신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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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시의회가 일명 '떡볶이' 논란에 휩싸였다. 한창 진행 중이던 행정사무감사를 정회한 이유가 떡볶이를 먹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 때문에 감사를 받던 공무원들은 의원들의 '떡볶이 타임'이 끝날 때까지 한동안 대기하고 있어야만했다. "의원들의 행감 갑질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장에 대한 특정정당 시의원들의 '인사패싱'도 여전해 시의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갈수록 싸늘하기만 하다.

"떡볶이가 뭐길래?"

21일 서희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여주시의회는 지난 15일부터 본격적인 행정사무감사(행감)에 돌입했다. 4대 시의회 첫 행감인지라 시민들의 기대는 컸지만, 행감 3일차인 지난 19일 이른바 '떡볶이 논란'이 불거지면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시 여성가족과 감사를 진행하던 시의회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30분쯤 갑자기 정회를 선포하고 약 30분 가까이 간식타임을 가진 뒤 속개했다. 이 시간 집행부와 의회는 희비가 엇갈렸다.

행감장을 빠져나간 의원들이 시의회 2층에 마련된 떡볶이와 김밥 등 간식을 먹고 오는 동안 해당부서 공무원들은 의원들이 올 때까지 꼼짝없이 대기하고 있는 촌극이 빚어졌다. 이날 행감특위는 여성가족과를 비롯한 사회복지과, 문화예술과 등 총 8개 부서를 감사했다.

부서별 감사 시간은 평균 잡아 1시간 안팎이어서 보통 정회를 선포하려면 한 부서가 끝난 뒤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시의회는 이날 여성가족과 감사 중간에 정회를 선포하고 떡볶이 타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여성가족과 감사하는데 걸린 시간은 40분도 채 되지 않았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여주시 한 공무원은 "곤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겠다"면서도 "5명 정도 대기하고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누구하나 토를 다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떡볶이가 불어 터질까봐 하던 감사를 서둘러 중단하고 30분 가까이 공무원들을 대기하게 만든 것이냐. 떡볶이가 입에 넘어 가느냐? 40분 하는 감사를 중간에 끊고 간식을 먹으러 간 사례는 본 바가 없다"며 "이것이야말로 유례가 드문 치사한 갑질 아니냐"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한 시의원은 "집행부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했어야 하는데 우리만 생각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세심한 주의를 살피겠다"고 말했다.

시민 피로감에도 '인사패싱' 여전
협치커녕 화합의회 물 건너 가나?

이와 함께 여주사회를 들썩이게 만든 정병관 의장에 대한 본회의장 '인사패싱'도 현재 진행형인 것으로 확인돼 4대 여주시의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갈수록 싸늘하기만 하다. 야당과의 협치는커녕 화합의회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사패싱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특정정당 3명의 시의원은 본회의장 단상에 오르기 전 관례상 의장에게 건네는 인사를 계속해서 생략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일과 14일 정례회 본회의에서의 자유발언과 시정질문을 할 때도 의장에 대한 인사를 패싱했다.

7월25일과 28일에 이은 4차례 연속 본회의장 의장인사 패싱이다. 그러면서도 행정사무감사 도중 공무원들을 대기시켜 놓고 떡볶이를 먹을 때는 의원들 전원이 한 자리에 모여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져 주변사람들이 당황스러워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전직 시의원 A씨는 "시의회는 여주시와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수평적인 관계이지 상급기관이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행감보다 간식이 우선이었나? 사전 조율을 통해 간식 타임을 정하거나, 아니면 한 부서가 끝난 뒤 간식 타임을 갖던지 해야지 간식 때문에 하던 감사를 중간에 끊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지적했다.

인사패싱에 대해선 "사적 감정싸움에 함몰되어 본회의장의 기본적인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 공과 사를 구별 못하는 의원들의 이러한 행태는 시민들이 기대하는 모습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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