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이틀 전 A고교서 상공회의소로 변경
졸업생들 항의에 학교 측, 주최 측에 양해
A고 졸업생 "학교 내 정당관련 행사 반대"
논란일자 민주당 "장소 옮겨 당원께 죄송"

학교 내 시설에서 정당행사?/서희신문 이미지
학교 내 시설에서 정당행사?/서희신문 이미지

"당원님께 먼저 죄송한 말씀 드립니다. 강연 장소로 정식 계약한 A고등학교의 간곡한 요청으로 장소를 옮겨서 강연회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7일 민주당 한 당직자가 '엄태준 밴드'에 올린 글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천지역위원회 측이 오는 9일 이천 A고등학교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김용민 국회의원 초청 강연회 장소를 이천상공회의소로 변경했다.

지역 일각에선 강연회 날짜가 임박한 상황에서 급히 장소를 옮긴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서희신문 취재결과 "학교에서 정당 관련 행사가 말이 되느냐"는 졸업생들의 항의가 빗발쳤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민주당 이천지역위원회(이하 지역위) 측은 지난달 27일부터 SNS와 현수막 게시를 통해 '시민, 당원과 함께 하는' 김 의원 초청 강연회를 이날 A고교에서 연다고 알렸다.

그러자 이 강연회를 정당관련 행사로 규정한 이 학교 일부 졸업생들이 학교 내에서의 강연을 결사반대하고 나서면서 장소의 적절성 논란으로까지 비화됐다.

결국 이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은 A고교 측이 민주당 이천지역위 측에 장소 변경을 요청했고, 지역위 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논란이 일단락 된 모양새다.

이 학교에서 정당 관련 행사나 특정 정치인의 강연은 지금껏 단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도 정당행사는 결사 반대하겠다"는 게 이 학교 졸업생들의 주장이다. 

A고교 한 졸업생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에서 정당 행사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앞으로도 학교에서 정당이나 정치와 관련한 행사는 모두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천지역위 한 관계자는 "방학기간이고 당원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라서 (이 학교로) 장소를 잡았던 건데, 졸업생들이 이를 반대하며 학교 측에 항의해 부득이 장소를 옮기게 됐다"고 장소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학교 내 정당 행사 논란'이 불거진 김용민 의원 초청 강연회는 '다함께 꿈꾸는 세상'을 주제로 오는 9일 오후 6시30분 이천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개최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천지역위 한 당직자는 7일 엄태준 밴드에 김용민 국회의원 초청 강연회 장소가 당초 이천A고교에서 상공회의소로 변경됐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엄태준 밴드 캡처
더불어민주당 이천지역위 한 당직자는 7일 엄태준 밴드에 김용민 국회의원 초청 강연회 장소가 당초 이천A고교에서 상공회의소로 변경됐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엄태준 밴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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