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직결된 '시장의 신임'
정책 보좌관제 '옥상옥' 논란
공직사회 파열음 우려목소리
"부시장이 둘이네 셋이네?"

서희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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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권을 쥔 시장의 신임이 권력과 직결되는 경우를 익히 봐왔다. '시장의 신임' 그 하나만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니, 우리는 그를 실세라 부른다. 실력과 인품 두루 갖춰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인물이라면 두말 할 나위 없겠으나 그 반대라면 조직 내 분위기만 흐릴 뿐이다.

이천시정책보좌관 A씨가 '입길'에 오르내린다. 행안부 조사담당관 출신 A씨는 과거 김경희 시장과 함께 일했던 인연으로 민선8기 인수위원을 거쳐 지난해 '5급 상당' 이천시정책보좌관에 임명됐다.

그의 업무는 '정책결정의 보좌'. 행안부에서 잔뼈가 굵었고 인천광역시 일자리경제국장까지 지낸 경력 탓에 중앙정부와 지자체를 오가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봤다. 국비 확보나 공모사업 유치에 대한 기대도 컸다. 

반면에 지방행정 경험이 짧은데다 이천지역 실정에 어두운 그가 과연 이천시와 김경희 시장의 정책을 잘 보좌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기대반 우려반' 그렇게 반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집 위에 집이라는 뜻의 '옥상옥' 논란이 끊임없다. 임명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불거진 말인데도 지금도 여전하다.

A씨는 겸손하면서도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김경희 시장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늘 조심스럽게 행동한다고 한다. 그런데 왜 옥상옥 논란이 이는 것일까? 살펴본 결과 '정책결정의 보좌' 그 이상의 영역을 넘은 '업무 지시'나 '사소한 의견 대립'이 원인인 것 같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사자는 정책보좌를 위해서는 당연한 역할이라고 항변할 수 있겠지만, 업무 과정에서 공직사회가 느끼는 불편함이 크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실상 이천시 최초로 도입된 정책 보좌관제가 일의 능률보단 조직 내 파열음을 일으키는 단초가 된다면 도입을 아니 한 만 못하다.

시장의 신임을 한 몸에 받는 A씨의 무게감에 눈치를 안 볼 공무원은 거의 없다. 아무리 조심스럽게 행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시장의 측근들은 조금만 과하거나 튀는 날엔 옥상옥의 '상전' 소리를 듣게 됨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한때 부시장이 둘이네 셋이네 하는 말부터 고위 공무원들의 '역할패싱' 소문까지 겹치면서 민선8기 공직사회는 시작부터 시끄러웠다. 시청 내 끊임없는 잡음은 공직사회 분위기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적색 경고음이 아닐까 싶다. 가볍게 직제를 뛰어 넘는 영향력도 시장의 신임과 시장과의 거리에서 비롯됨을 민선 8기 들어 확실히 깨닫는다.

몇년 전 정치권 일각에서 엄청 유행했던 말이 떠오른다. "나라가 니꺼냐"는 말이다. 이대로 가다간 민선 8기도 이런 비판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공직사회는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입을 꾹 다물고 있다. 때론 침묵이 독이 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지금은 밖보다는 공직 내부와의 소통이 무척이나 중요해 보인다. 그리고 대의를 위해 '읍참마속'의 카드를 꺼내들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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