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시장 '간부회의 석상' 발언 논란
재선준비? "말도 안되는 소리" 발끈
'없는말 하냐'에서 '모함'으로 비화
일각 "당사자 불러 주의 줬더라면"

서희신문이 제작한 이미지.
서희신문이 제작한 이미지.

김경희 이천시장이 최근 간부회의 석상에서 한 발언이 논란을 낳는다. 불특정 공무원을 겨냥해 "왜 없는 말을 하고 다니냐"라고 목소리 높이면서다. 여기서 '없는 말'이란 "어떤 공무원이 김 시장을 두고 재선 행보를 보인다"는 뜻의 해석이다. 

취임 1년도 채 안 된 상태에서 '재선 행보' 관련 이야기는 김 시장 뿐아니라 선출직 누구에게나 치명적 일 수 있다. "염불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잿밥에만 관심 있다"는 지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김 시장은 격노했다고 한다. "재선에 관심도 없고 그런 생각을 해 본 적도 없다. (그동안 열심히 일만 해왔을 뿐인데) 왜 이런 말들이 공무원들한테서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몹시 억울해 했다고 한다.

김 시장은 취임 이후 현재까지 일선 주민과의 민원 소통에 비교적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매주 남부시장실 운영을 비롯해 년초 14개 읍면동 주민과의 대화, 7회까지 진행된 '사이다 토크' 등이 그것이다.

일선 행사장 참석까지 합하면 시민과의 스킨십 행보는 그야말로 역대급이라 할 수 있다. 김 시장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일각에선 '벌써 재선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섞인 말이 나돈바 있었다. 이는 나름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우회적 표현으로 읽힐 수 있는 부분이다.

김 시장이 어디서 어떤 이야기를 듣고 불특정 공무원을 향해 '없는 말을 하고 다니냐'라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말은 현재 "공무원이 시장을 모함하고 있다"며 역정을 냈다는 말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공직 일각에선 듣기에 따라 '엄포성'에 가까웠다는 해석도 나온다. 아무리 직원들이 모인 자리라 하더라도 엄연한 공식회의 석상이니 만큼 육하원칙이 빠진 시장의 '카더라식 발언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김 시장의 해당 발언은 관 밖에서도 들릴 정도로 소문이 퍼져 있다. 공직사회의 혼란을 불러온 김 시장의 해당 워딩을 자세히 확인하기 위해 몇몇 공무원에게 물었다. 

대부분 "아니 그 얘기를 또 어떻게 알았데?"로 시작해 "조심스러운 얘기다, 바빠서 이만" "왜 나한테 물어보냐 말하기 곤란하다. 끊어 빨리 끊어" "시장님이 억울해 하셨다" 등 반응이 돌아왔다.

이른바 김 시장의 '말조심 주의보' 발령 이후라서 그런진 모르지만 이천시청 공무원들은 유독 현직 시장에 대해 말을 극도로 아끼거나 입이 무거워 진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그런데 감히(?) 누가 이천시장을 상대로 '재선을 운운' 할 수가 있었을까. 납득이 쉽지 않다.

김 시장이 혹시 그런 말을 했던 공무원을 알고 있어서 한 발언이라면, 그 공무원을 따로 불러내 사실 여부를 확인한 뒤 "자네 왜 나에 대해서 없는 말을 하고 다니나" 조용히 주의를 주고 끝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최소한 공직사회 불신으로 치달을 수 있는 작금의 '없는 말 논란'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이천 공직사회를 보면서 자꾸 '임금님귀는 당나귀 귀' 우화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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