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전 경제부지사 입장문 발표에
송석준호의 국힘 경기도당 논평 통해
"총선이 다가오자 들썩거리는 엉덩이"
고시출신 선후배 '리턴매치' 성사되나
지난해 이른바 '술잔 투척' 논란으로 취임 나흘만에 사임했던 김용진 전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당시 자신을 경찰에 고소한 국민의힘 곽미숙 도의원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자 지역 정가는 그의 내년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해당 고소 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김 전 부지사는 지난 10일 "곽 의원으로부터 어떤 해명이나 사과도 없었다"면서 "부지사 직에서 물러난 지 1년이 됐는데, 이제 논란을 명확히 정리하고 명예를 회복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총선이 다가오자 들썩거리는 엉덩이를 주체하지 못해 나온 실수라고 해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주장"이라며 "국민은 물 폭탄에 생존을 걱정하는데 전 경기부지사는 본인 무고를 핑계로 도정만 어지럽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석준 의원이 이끌고 있는 경기도당이 다소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김 전 부지사를 정면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문재인 정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지낸 김 전 지사(더불어민주당)와 송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맞붙었던 전력이 있다.
송 의원은 재선에 성공했고, 국회 입성에 실패한 김 전 지사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임명된데 이어 김동연 경기지사의 부름을 받아 경제부지사로 취임했으나 술잔투척 논란에 휩싸이면서 취임 나흘만에 사퇴하는 불운을 겪었다.
일각에선 송 의원이 김 전 지사의 총선행보에 사실상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힘 경기도당이 김 전 지사를 겨냥한 논평에서 "총선이 다가오자 들썩거리는 엉덩이를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는 등의 '총선'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외부활동에 주력해왔던 김 전 부지사는 곧 있을 이천지역 읍면동체육대회와 오는 10월 출판기념회 개최를 통해 자신을 알리고 내년 총선행보를 본격화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같은 당에선 엄태준 전 이천시장이 사실상 총선 출마를 굳힌 모양새다.
75일째 1인 피켓 시위에 나서고 있는 엄 전 시장은 줄곧 정부정책을 비판해 오다 최근에는 '반도체 특화단지 탈락' '이천시민은 알고 싶다, 송석준 의원은 뭘했는지?'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걸고 송 의원에 대한 정치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특화단지 이천 미지정에 대한 책임론을 부각한듯 일주일 넘게 "잘못에 대해 책임질 줄 아는 정치인이 되겠습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매일 아침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최근에는 엄태준TV를 개설해 지역 현안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엄 전 시장의 반도체 특화단지 이천 미지정, 수서~광주 간 복선전철, 이천시 보통교부세 관련 입장표명 요구와 맞짱토론 제안에도 불구하고 일체 대응하지 않고 있는 송 의원은 최근 경기도당 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당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송 의원은 초선과 재선 8년 동안 이천발전을 위해 어떤 일을 해왔는지에 대한 평가가 승승장구의 방점을 찍을 3선 도전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역에선 '국토부 출신' 송 의원의 '이천 성적표'에 대해 많이 궁금해하고 있다. 일명 '실적 검증'이다. 그동안의 실적을 토대로 '한번 더 맡겨도 될지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국민의힘에선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공익 신고인으로 유명세를 탄 장준희 전 부산지검 부부장검사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이천고 출신의 1970년생인 장 전 부장검사가 지난 6월 검찰을 떠나자 지역에선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명퇴 아니냐는 소문이 부쩍 나돌았다.
하지만 그는 지역의 이 같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정치행보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경강선 이천역 앞 자신의 건물에 조만간 사무실을 열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총선출마 여부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자천타천 내년 총선 출마자로 거론되는 인사는 국민의힘 2명, 더불어민주당 2명 등 총 4명이다. 봐왔건데 출마자들은 선거때마다 공천을 자신하고 있지만, 변수 많은 정치판에 누구에게든 '염려마라'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중요한 것은 지역발전을 위한 비전 제시와 실행 능력, 그리고 시민들에게 성과로 보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엄 전 시장의 75일 간의 1인 피켓 시위, 1년 만에 나타난 김 전 부지사의 명예회복을 위한 입장문 발표 등 야권주자들의 총선 발걸음은 그 어느때보다 빨라지고 있다. 22대 총선은 내년 4월 10일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