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번째 생신맞이한 장할머니의 특별한 날
일흔다섯 며느리 ‘부모’ 노래 불러줘 감동
‘자상하고 해맑은’ 지혜의 집 안순자 원장

▲ 지혜의집 안순자 원장은 늘 해맑은 표정으로 입소어르신들을 가족처럼 돌보고 있다. 안 원장의 이 같은 따뜻하고 자상한 성품은 지혜의집 구성원들에게 고스란히 녹아들어 각박한 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 지혜의집 안순자 원장은 늘 해맑은 표정으로 입소어르신들을 가족처럼 돌보고 있다. 안 원장의 이 같은 따뜻하고 자상한 성품은 지혜의집 구성원들에게 고스란히 녹아들어 각박한 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 100번째 생일을 맞이한 장할머니 생일잔치를 축하하기 위해 여든살 아들과 일흔다섯 며느리가 손주들과 함께 한자리에 모였다. 며느리는 ‘부모’ 노래를 불러주며 시어머니의 건강을 기원했다.
▲ 100번째 생신을 맞이한 장할머니 생일잔치를 축하하기 위해 여든살 아들과 일흔다섯 며느리가 손주들과 함께 한자리에 모였다. 며느리는 ‘부모’ 노래를 불러주며 시어머니의 건강을 기원했다.
▲ 지혜의 집 관계자들이 100번째 생일을 맞이한 장할머니를 위해 노래와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 지혜의 집 관계자들이 100번째 생신을 맞이한 장할머니를 위해 노래와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 겨울의 기나긴 밤 어머님하고 둘이 앉아 옛이야기 들어라 나는 어쩌다 생겨나와 옛이야기 듣는가 묻지도 말아라 내일 날을 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리라…”

   노인요양시설 지혜의 집(이천시 백사면)   

15일 노인요양시설 지혜의집에서 흘러나온 ‘부모’라는 제목의 노래다.

일흔다섯 며느리가 100번째 생신을 맞이한 시어머니를 위해 부른 노래가 감동을 준다. 이 노래는 시어머니의 애창곡이었던 것. 노래를 부른 며느리도, 노래를 듣는 시어머니도 끝내 눈시울을 붉히고 만다.

이천시 백사면 현방리에 위치한 지혜의집(원장 안순자)은 매월 생신을 맞이한 입소 어르신을 위해 축하파티를 연다. 이날 주인공은 100번째 생신을 맞이한 장 할머니. 이곳에서 5년째 거주하고 있다.

장 할머니의 생신을 축하해주기 위해 여든 살 아들과 일흔다섯 며느리, 그리고 손자까지 4대가 한 자리에 모였다. 지혜의집 설립 이후 100세 어르신 생신잔치에 4대가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생신잔치가 있는 날 요양원 직원들은 한복을 차려입고 노래도 불러주고, 흥겨운 음악에 맞춰 율동도 선보인다. 그렇다보니 생신을 맞은 어르신도, 생신을 축하해주고 있는 어르신도 모두 즐겁기는 마찬가지다.

구성원 모두 가족 같은 분위기 지혜의집

65세 이상 입소 어르신 정성껏 돌보기도

지혜의집은 지난 2007년 백사면 송말리에서 실비요양시설로 문을 열어 이듬해 노인장기요양실비시설로 지정됐다. 이후 6년 만에 규모를 키워 백사면 현방리로 옮겨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65세 이상 어르신 23명이 입소해 있는 지혜의집은 틀에 박힌 시설운영보다는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어르신을 돌보고 있다. 말이 쉽지 거동조차 불편한 어르신을 가족처럼 모신다는 것은 쉽지는 않은 일이다.

쉽지 않은 일을 실현 가능하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안순자 원장이다. 그는 이곳에서 ‘스마일 원장’으로 통한다. 늘 밝은 표정으로 모든 사람들을 대하고 있어서다.

그래서 입소 어르신들은 안 원장을 자신의 딸이나 며느리로 생각하며 믿고 의지한다. ‘스마일 원장’ 안 원장의 웃음 뒤에는 남모를 가슴 아픈 사연도 있다.

지적장애 1급의 딸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이천으로 터전을 옮겨 요양원을 운영하게 된 계기도 사랑하는 딸이 앓고 있는 장애와 무관치 않다.

안 원장은 “서울에서 ‘봉사카페’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지인의 소개로 이천과 인연을 맺게 됐다”며 “처음에는 지적장애 딸과 국화꽃을 만들어 산으로 들로 다니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봉사카페서 알게된 지인 소개로 이천과 인연

‘스마일 원장’ 웃음 뒤에는 가슴 아픈 사연도
“지적 장애 1급 딸과 산과 들로 다니고 싶어”

안 원장은 요양원을 운영하기 전부터 봉사카페 회원들과 함께 치매어르신 요양시설 등 노인관련 시설을 다니며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지금도 봉사카페 회원들과 소통하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며 “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는 저를 위해 이곳까지 와서 입소 어르신들에게 봉사를 해주고 있는 회원들께 늘 감사하다”고 전했다.

안 원장은 지난해 8월부터 백사면 복지팀과 연계해 합동으로 어르신들을 위한 ‘생일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취미이자 특기인 ‘한과와 국화꽃 차 등 전통차’를 만들어 입소 어르신은 물론 이웃들과 나누고 있다.

그는 또 입소 어르신들의 치매예방과 건강증진 등을 위해 한과 만들기나 국화꽃 만들기 체험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일전에도 시범 삼아 해본 것이 어르신들에게 반응이 좋아 이 같은 체험활동을 정예화 한다는 것이 안 원장의 계획이다.

안 원장은 요즘 ‘무인 찻집’ 개설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는 "과거 요양원으로 쓰던 건물이 비어 있는데, 그곳에 국화차, 돼지감자차, 전통차 등을 취급하는 무인찻집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여기서 얻어진 수익금은 주위 어려운 이웃들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안순자 원장은 늘 나눔과 봉사에 목말라하고 있다.

가족이 겪고 있는 아픔도 내색하지 않으며 늘 해맑은 표정으로 입소어르신들을 가족처럼 돌보는 안 원장의 따뜻하고 자상한 성품은 지혜의집 구성원들에게 고스란히 녹아들어 각박한 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 이천시 백사면 현방리에 위치한 노인요양시설 지혜의집 전경
▲ 이천시 백사면 현방리에 위치한 노인요양시설 지혜의집 전경
▲ 온정 넘치는 노인요양시설 '지혜의 집'
▲ 온정 넘치는 노인요양시설 '지혜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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