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지고 갈라진 민심 수습하고
“유권자의 선택이 옳았다” 증명하자

선거가 끝나면 꼭 남는 병이 있다. 바로 후유증이다. 우리는 선거 이후 패가 갈리는 것을 익히 경험했다.

조합장선거는 특히 그렇다. 따라서 민심이 더 갈라지게 전에 조속한 봉합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선자는 선거운동기간 낙선자들이 조합발전을 위해 내건 공약과 다양한 의견제시에 깊은 관심을 보였으면 한다. 이는 흩어진 민심을 잠재우는데 효과적이다.

이꼴 저꼴 보지 않기 위해서 중립을 표방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친분이 두터운 후보자가 와서 도움을 요청하면 마다하기 쉽지 않는 게 이놈의 선거판이다.

좋았던 사이가 멀어지기도 하고, 줄을 잘 못 섰다가 된 서리를 맞는 경우도 있다. 선거 때 마다 겪는 이 같은 후유증은 조합장 임기 4년은 물론 평생 불편한 관계로 이어지는 것을 수없이 봐왔다.

서둘러 민심 봉합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야 선거 후유증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당선자는 낙선자에게 위로를, 낙선자는 당선자에게 축하를 해주기 바란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런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때 화합은 저절로 찾아온다. 주민 화합과 안정은 조합발전을 선도하는 역량 결집 효과로 이어진다. 

사실 내편 네 편 가르기에는 바닥이 너무 좁다. 밥숟가락이 몇 개인지 서로 다 아는 사람들이다. 이번 선거에 나섰던 후보들은 조합과 평생 함께 살아갈 이웃을 위한다는 큰 틀에서 인식의 전환을 꽤하기 바란다.

다행인건 이번 조합장 선거는 다른 지역과 달리 흑색선전과 상호비방 등 혼탁·과열양상은 빚지 않았다는 점이다.

올바른 선거문화가 정착되고 있음에 환영한다. 일부 후보는 획기적인 정책과 비전을 앞세워 조합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참신한 인물들의 등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民心이 天心’이라 했으니 당선자는 민심에 의해 선택됐다.

당선자들은 자신을 믿고 뽑아준 조합원들을 위해 앞으로 4년 동안 “유권자의 선택이 옳았었다”는 이유를 증명해주어야 한다.

조합장에 당선된 후보들은 요즘 “열심히 하겠다”고 인사하러 다니느라 여념이 없다. 그러나 열심히 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선출직들은 열심히 하는 기본이요 잘해야 본전이다.

그러함에 성과로 보답해야 함은 당연지사다. 조합장에게는 넓은 집무실과 두툼한 연봉, 인사권 등 수없이 많은 권한이 주어진다.

한 지역에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기관장 대우도 받는다. 그런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것은 조합원들이다. 4년 내내 명심해야 한다.

신임 조합장은 막상 조합장실에 올라가보면 현안 문제가 산적해 있을 터다. 사소한 결정 하나에도 큰 책임이 따른 것도 직접 확인하게 될 것이다.

당선의 기쁨을 만끽하는 것도 좋지만, 선거 때 내세웠던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살피고 어떻게 하면 조합경영을 잘 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끊임없이 노력하기 바란다.

지금 당장부터 그래야 한다.

권력에 취하고, 명예욕에 취하면 약도 없다. 그러니 혈세나 축내는 조합장은 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을 믿고 뽑아준 조합원들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자. 임기 4년,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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