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북내 한 골프장 진입도로 구간
문화재 표본조사 실시 전 훼손 논란
‘석축 붕괴’ 넓적한 돌더미 나뒹굴어
주민들, 도로개설 후 공사진행 ‘민원’
표본조사 완료후 착공가능‘기약없어’

K리조트가 시행하는 북내면 중암리 한 골프장 진입로 구간이 문화재 표본조사 대상지역이지만 차량교행을 위한 '피양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일부 석축과 임야가 훼손돼 말썽을 빚고 있다.
문화재 표본조사 구역에 속해 있는 임야에 석축이 헤집어 진채 방치돼 있다.

여주에서 골프장 조성공사를 벌이고 있는 국내 굴지의 한 건설사가 문화재 표본조사 대상구역에 위치한 임야와 석축을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말썽을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주시는 훼손된 사실이 확인되면 문화재청에 즉각 보고한다는 방침이다.

8일 여주시와 건설사 등에 따르면 K리조트가 시행하고 있는 북내면 중암리 산 110일원 18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 부지 인근 문화재 표본조사 대상구역(중암리 102의 3)의 일부 임야와 석축이 훼손됐다.

길이 2M가 넘는 넓적한 돌덩어리<사진참조>가 도로변과 계곡 쪽 낭떠러지에 나뒹굴고 있고, 산기슭에 차곡차곡 쌓아둔 것처럼 보이는 돌더미는 중장비에 의해 헤집어져 있어 표본조사 예정지 훼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피양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훼손된 이곳은 중암2리 주민들과 골프장 공사차량이 이용하고 있는 관습상 마을도로변이며, 이 일대는 K리조트가 지난 4월 골프장 진입도로(폭 12m, 총연장 558m)로 실시계획인가를 받은 구역에 속해 있다.

문화재청은 골프장 진입도로에 대한 실시계획인가 당시 중암리 102의 3번지 일원 13,287㎡부지에 대해 문화재 표본조사를 주문했고, 최근 여주시에 이 진입도로에 대한 착공계를 제출한 K리조트 측은 조만간 표본조사 실시예정이었다.

현행법상 문화재 표본조사를 실시하기 전에는 그 대상지역이 훼손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하지만, 건설사 측은 이 같은 문화재청의 협의 조건을 무시한 채 일부 구간의 임야와 석축을 무단 훼손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K건설사 한 관계자는 “석축은 안 건드렸고, 당초에 토사가 있는 부분을 골재로 깔아 피양지를 만들었다”며 “차량이 교행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민원이 들어와 이장님과 협의해서 피양지를 만든 것이고, 훼손 여부는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이 구간은 2014년도에 문화재 지표조사를 통해 ‘사업시행 전’에 표본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문화재청의 협의가 있었다”면서 “만약 해당 구역에서 표본조사도 하기 전에 훼손된 부분이 있다면 문화재청에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토목공사가 진행 중인 골프장 부지 내에서 ‘고묘군’과 ‘가마 폐기장(청자편)’, ‘자기편’, ‘수혈’ 등이 발굴된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골프장과 직선거리로 800여M 떨어진 곳에는 경기도 문화유적인 ‘여주 중암리 고려백자 가마터’가 자리해 있다.

한편, 중암 2리 마을 주민들은 K리조트 측이 골프장 진입도로를 개설하지 않고 기존의 마을도로를 이용해 공사차량을 드나들게 하자 이에 대한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여주시에 ‘도로개설 후 공사 진행’ 등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냈다.

그러나 진입도로 구간에 운집해 있는 멸종위기 2급 식물인 ‘미선나무 이식’을 비롯한 ‘문화재 표본조사’가 완료된 이후에나 골프장 진입도로 착공이 가능한 상황이어서 주민들의 불편은 계속될 전망이다.

북내면 중암리 한 골프장 공사장을 연결하는 마을 도로변에 석축이 헤집어 진 채 방치돼 있다.
북내면 중암리 한 골프장 공사장을 연결하는 마을 도로변에 석축이 헤집어 진 채 방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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