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15년 만에 위기 맞은 월전미술관
재단 "기증품 반환 인도청구"조정 신청
충격에 빠진 이천시 "원만히 해결 노력"
일각선 "양측 모두 이미지 타격 불가피"

[서희신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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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립월전 미술관이 개관 15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은 모양새다. 월전 장우성 선생의 유물과 부동산을 이천시에 기증한 월전미술문화재단이 법원에 '기증품 반환' 조정신청을 제기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유물 기증 이후 처음 있는 사실상의 법적 돌입에 시는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당황스럽지만 시민들께서 우려하는 일이 없도록 월전 측과 원만히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일로 하여금 이천시나 월전미술문화재단 양측 모두의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부의 시각으로 볼 때 집안싸움으로 비춰 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천지역 문화계 인사들도 "일어나지 말아야할 일이 일어났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서희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월전미술문화재단 측은 지난 10월 17일 법원에 부동산 및 미술품 인도청구 조정을 신청했다.

앞서 재단 측은 지난 2008년 월전 장우성 선생의 유작과 소장품 1532점과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의 부동산(건물 연면적 2434㎡, 대지 1628㎡)을 이천시에 기증했다.

기증 당시의 시가는 1천억원이 넘는다고 했다. 이 미술품과 부동산을 다시 되 돌려 달라는 것이 월전 측의 조정 신청 이유다. 만약 양측 간 이견으로 인해 조정이 불성립되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장학구 관장은 "이천시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부분이 많다. 이번 조정 신청을 통해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이라면서 "조만간 김경희 이천시장을 만나 합리적인 방법을 도출해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내달 15일 지정된 첫 조정기일에 앞서 김 시장을 만나 대화로 풀 여지를 남겨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장 관장은 직원들의 급여가 동결된 지 오래됐고, 미술관 기반시설 보강 및 확충 약속 또한 지키지 않고 있다며 거듭 강조한 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친을 친일파로 매도하는 것이다. 더 이상 조상을 욕보이고 싶지 않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월전 측의 유물 반환 조정신청 문제로 민선8기 김경희 시장은 취임 이후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장 관장이 김 시장과의 만남을 통해 이번 논란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보겠다는 입장이어서 김 시장의 역할론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그의 역할에 따라 법원의 손을 빌리지 않고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천시는 지난 2008년 9월 현대 한국화의 거목 월전(月田) 장우성(張遇聖 1912-2005) 선생의 자손이 선생의 유지를 받들어 1천억 원대(당시 시가)의 재산을 시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설봉공원에 위치한 이천시립 월전미술관 전경./
설봉공원에 위치한 이천시립 월전미술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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