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는 북적' VS '미술관은 끌쎄'
18평 카페입찰에 1년 1억7천 써내
평당 80만원꼴… '역대급 임대료'
미술관 입장수입은 1년에 74만원
"기증받은 유물에 만족해선 안돼"

이천시립월전미술관 1층에 위치한 카페테리아(휴게음식점) 앞 광장에 파라솔 테이블이 놓여져 있다. 18평 규모의 이 카페는 지난 6월 진행된 제한경쟁 입찰에서 1년 임대료 1억7000만원에 낙찰됐다.
이천시립월전미술관 1층에 위치한 카페테리아(휴게음식점) 앞 광장에 파라솔 테이블이 놓여져 있다. 18평 규모의 이 카페는 지난 6월 진행된 제한경쟁 입찰에서 1년 임대료 1억7000만원에 낙찰됐다.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이 '기증품 반환' 조정신청 문제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서희신문 17일자 이슈 보도> 이번에는 미술관 내 카페테리아 운영이 적절한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일부 문화계 인사들 사이에서 일고 있다.

큰 틀에서 "카페가 있어서 미술관을 찾게 된다"는 의견과 "카페 때문에 시립미술관의 본래 취지를 잃어 가고 있다"는 내용 둘로 나뉜다.

이에 더해 "카페인지 한국화의 거장 월전 장우성 선생의 대표작품과 국내외 고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라고 말하는 이도 적지 않다.

카페 운영 적절성 논란에 불을 지핀 건 '역대급 임대료'를 써낸 올해 진행된 카페테리아 입찰 결과다. 시는 지난 6월 3일 이천시립월전미술관 내 1층 카페테리아 사용‧수익허가 대상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공고 내용을 보면 휴게음식점 60㎡(18평) 면적의 1년 사용료 예정가격은 부가세 포함 576만원, 3년 계약에 추가 2년 연장이 가능한 조건이었다.

당시 제한경쟁입찰에는 모두 17명이 참여했고, 최고가 1억7000만원(월 임대료 1440만원)을 써낸 A씨가 낙찰 받았다. 평당(3.3㎡당) 80만원이며, 예정가 대비 무려 3000% 이상 가는 금액이다.

5년 전 8500만원에 낙찰된 임대료가 두 배 이상 껑충 뛴 것이다. 반면에 월전미술관의 최근 1년 간 입장료 수입은 74만원에 그쳤다. '카페보다 존재감 없는 시립미술관'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이천지역 한 인사는 "18평짜리 카페를 얻기 위한 상업 영역의 치열한 경쟁은 미술관을 찾는 관광객들 보기에도 부끄럽고 시립미술관 개관 취지와도 맞지 않다"며 "발 디딜 틈이 없어야 할 곳은 카페가 아닌 미술전시관이어야 한다"고 일침 했다.

이천지역 문화계 한 인사도 "설마 기증 받은 유물과 부동산 가치에 취해 시립미술관의 본래 취지가 퇴색되어도 상관없다는 것인지 묻고 싶어진다"며 "카페에 가려진 시립월전미술관의 현실, 이대로 좋은지 이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월전 장우성 선생의 유물과 부동산(서울 팔판동 토지와 건물)을 이천시에 기증한 월전미술문화재단은 지난달 17일 법원에 부동산 및 미술품 인도청구 조정을 신청했다. 조정기일은 내달 15일 지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신문 이미지]
[서희신문 이미지]

 

저작권자 © 서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