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시장 취임 축가 부른 성악가 A씨
A씨, 당시 노래에 "오~ 나의 김경희"
16대1 경쟁 뚫고 문화재단 대표 낙점
비전문가 임명 시끌... "멘붕빠진 직원들"

[서희신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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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전문가를 뽑았다면 환영하겠습니다" "성악을 전공한 예술인이 전문가는 아니지 않습니까"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 경영진 사퇴로 시끄러운 문화재단을 잘 이끌어 갈 수 있을까요?" "인맥이 동원된 밀실인사가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방만경영' 논란에 휩싸인 이천문화재단 신임 대표이사에 성악가 출신 A씨(42)가 합격되자 이천지역 문화계와 재단 안팎에서 쏟아진 불만의 목소리들이다.

앞서 재단 임원추천위원회는 대표이사 공모에 응모한 16명 중 서류‧면접심사를 거쳐 4명을 김경희 이천시장에게 전달했고, 김 시장은 김천국제음악제 총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A씨를 낙점했다.

해당 명단에는 A씨를 포함해 한국예총 이천시지회를 12년 간 이끌어온 B회장, 충남대학 무용학과 겸임교수 C씨, 성남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출신 D씨의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

김 시장은 평소 "젊고 능력 있는 전문가가 재단을 이끌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한다. 그간 능력과 전문성이 배제된 보은‧낙하산 인사의 폐해를 직접 경험했던 만큼 대표이사로 전문가를 기용하겠다는 김 시장의 의중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재단 직원들로부터 '무능한 경영진 사퇴 촉구'를 받아 '초대 이사장 중도 하차'라는 최대 위기를 맞은 조직의 체계를 바로잡고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선 검증된 인물이 절실한 지적이 일각에서 일었었다. 

그러나 16대 1이라는 경쟁을 뚫고 낙점된 인물이 전문성이 떨어지는 성악가 출신으로 밝혀지면서 "예상이 빗나가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문화계 일각에서 "경험 있는 전문가는 다 떨어뜨린 전형적인 밀실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한 A씨의 프로필을 보면 서울대를 나온 학력사항과 성악가로서의 수상내역 및 작품 활동 내역만 가득할 뿐 경력사항에는 '2008년 스위스 바젤 오페라극장 전속가수' 한 건을 제외한 그 어떤 경력도 수록돼 있지 않았다.

A씨 "오랫동안 뵈오면서 응원했다"
일각 "내정설에도 부족한 경력 탓에 설마"  

낙하산 인사에 불을 지핀 건 A씨가 지난 7월 '민선8기 김경희 이천시장 취임식'에서 축하공연과 함께 김 시장에게 한 발언이 단초가 됐다.

A씨는 이날 축가를 부른 뒤 "김경희 시장님을 오랫동안 뵈오면서 늘 응원했었는데, 이렇게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시장님이 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중략) 이렇게 귀한 자리에 시장님을 축하할 수 있는 공연을 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에게는 이천이 마음속의 고향이다. 오 나의 태양, 오 나의 이천, 오 나의 김경희 (노래)를 들려 드리겠다"며 오솔레미오 노래 중간에 '오 나의 김경희, 오 나의 이천'이라는 가사를 넣기도 했다.

이런 과거 행적 때문인지 지역사회에선 A씨가 대표이사 공모에 응모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 무섭게 '내정설'이 확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직접이든 간접이든 시장과 친분이 있더라도 문화재단을 총괄하기에는 부족한 A씨의 경력 탓에 반신반의 하며 설마 했었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여론이다.

서른 일곱명이 근무하고 있는 이천문화재단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한 직원은 L씨의 대표이사 합격 소식에 "직원들 대부분이 멘붕에 빠져있다고나 할까요"라면서 심각한 내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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