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교부세 공방 가열... 嚴이 제안한 '맞짱토론' 성사되나?
송석준 "잃을 뻔 했던 국비 607억 찾아왔다" vs 엄태준 "거짓 정치 그만하라" 맞불

[서희신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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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지역 정치권이 '이천시 보통 교부세 공방'으로 연일 시끄럽다. 일각에선 22대 총선 '전초전이냐'는 말까지 나온다. 논란의 발단은 송석준 의원이 "이천시 보통교부세 교부단체 재지정, 잃을 뻔 했던 국비 607억원 찾아 왔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면서 비롯됐다. 그러자 엄태준 전 시장이 "송 의원은 시민을 기만하지 말고 정직하게 정치하시라"며 맞짱토론을 제안하고 나서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모습이다. 엄 전 시장의 날선 비판에 송 의원 측은 아직 반응이 없는 상태다.

불붙은 '보통 교부세'

송 의원은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천시는 전임시장인 엄태준 시장 시절 2022년 사상 처음으로 불교부단체로 지정돼 약 1100억원에 이르는 국도비를 지원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시 재정이 경색되고 각종 민생사업과 현안사업 등 투자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천시 재정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보통교부세를 다시 확보하기 위해 정부부처와 수차례 협의하는 등 총력전을 펼친 끝에 보통교부세 교부단체 재지정을 받게 됐다. 앞으로도 김경희 시장과 원팀으로 이천시 국비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엄 전 시장 때 이천시가 '불교부 단체'로 지정되면서 1100억원의 국‧도비를 지원받지 못한 것을 민선8기 들어 김경희 시장과 자신의 노력으로 올해 국‧도비를 지원받게 됐다는 설명이다.

"잃을 뻔 했던 국비 607억원 찾아 왔습니다" 송석준 의원이 관내 곳곳에 내건 이천시 보통교부세 관련 현수막이다./
"잃을 뻔 했던 국비 607억원 찾아 왔습니다" 송석준 의원이 관내 곳곳에 내건 이천시 보통교부세 관련 현수막이다./

송 의원이 자신에 대한 치적을 홍보하면서 전임시장 시절의 현안사항을 들먹이자 엄 전 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천지역위원회 일부 당직자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엄 전 시장은 지난 6일 엄태준 밴드(SNS)에 "이천시는 지난해까지 하이닉스로부터 해마다 수천억원의 지방세를 받을 수 있었고 그래서 중앙정부로부터 보통교부세의 지원을 받지 않아도 될 만큼 부자가 되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제 반도체경기가 나빠져 이천도 하이닉스로부터 받는 세금이 얼마 안 되다보니 불교부단체로 지정됐던 다른 도시들과 함께 다시 중앙정부로부터 보통교부세를 지급받아야 할 만큼 가난해진 것"이라고 했다.

엄 전 시장은 그러면서 "상황이 이러한데 송석준 의원은 마치 자신이 무슨 노력을 해서 보통교부세를 받아온 것처럼 자랑을 하고 있다" "송석준 의원은 시민을 기만하는 거짓 정치를 그만하고 정직하게 정치하기 바란다"며 송 의원을 직격했다.

엄태준 전 이천시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SNS(엄태준 밴드)에 올린 글이다./엄태준 밴드 캡처
엄태준 전 이천시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SNS(엄태준 밴드)에 올린 글이다./엄태준 밴드 캡처

민주당 일부 당직자도 지난 8일 SNS에 "송석준 의원이 찾아 왔다는 보통교부세는 지방교부세법에 의거 지자체의 재정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주는 '국비'다"라면서 (중략)"거짓말 참 잘합니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그 만 올렸으면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송 의원 측은 9일 현재까지 엄 전 시장의 '맞짱토론' 제안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보통교부세는 중앙정부가 각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족분을 용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지원하는 교부금을 말한다.

지난해 경기도내에서 불교부 단체로 지정된 곳은 수원·성남·용인·화성·하남·이천 등 6개 지자체다. 당시 이들 지자체 모두 재정력 상위그룹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올해는 수원시·용인시·이천시·하남시도 지자체 예산을 충당하는 정부 보통교부세를 받게 됐다. 지난해에는 교부세를 받지 않았던 지역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반도체 산업 위축 등으로 지방세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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