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지점 추진예산안 잇따라 '제동'
농협대의원 69명 중 46명이 반대표
"조합장 사퇴하라"…1인 시위 강행
서국범, 조합장 고소로 변호인 선임

서희신문이 제작한 이미지.
서희신문이 제작한 이미지.

결국 또 부결됐다. 지난 6일 열린 대월농협 2024년 제1차 임시총회 이야기다. 7일 조합원들에 따르면 이날 다뤄진 안건은 고정자산 취득(안). 앞서 농협 측은 지난해 '하나로마트와 지점을 짓겠다'며 일부 조합원들의 극렬 반대에도 '60억짜리 푹 꺼진 땅'을 매입한바 있다.

그 땅의 옹벽‧성토 공사 등에 필요한 예산 9억2천만원을 집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농협 측의 요청안을 대의원들이 부결시킨 것이다. 압도적 표결 결과도 눈길을 끈다. 69명 대의원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3표, 반대 46표가 나왔다.

일부에선 굴욕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안건을 다루고자 임시총회까지 소집했어야 했나"라며 불만을 제기하는 조합원도 있다고 한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임시총회 8일 전인 지난달 27일 대월농협 이사회에서 이 안건을 다룬바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결과는 부결이었다. 농협 임원들이 일제히 조합장의 사업 추진에 급제동을 걸고 있는 것이다. 이사회 부결이 있자마자 숨고를 틈도 없이 8일 만에 급히 총회를 소집한 것은 농협 측의 "무리수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면 임원들은 왜 안건을 부결했을까? 이에 한 임원은 "마트와 지점 건립에 필요한 예산이 약 180억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어려운 시국에 이렇게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자칫 대월농협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해 반대표를 던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임원은 "매입한 부지가 건물 앉히기조차 힘들 정도로 부정형이다. 인접 토지와 부지 정예화 작업이 우선이지, 이런 상태에서 성토와 옹벽공사를 진행하면 나중에 예산이 이중으로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무조건 반대는 아니다"라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6일 오전 임시총회에 앞서 1인 시위가 펼쳐졌다. 서국범‧원종고 이사가 조합장을 비판하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목에 걸고 나섰다. 이날 총회에서 다룰 안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서술된 유인물<사진 참조>도 나눠줬다.

1인 시위 당시 한 이사가 나눠준 유인물.
1인 시위 당시 한 이사가 나눠준 유인물.

두 이사는 "이사를 고소한 조합장을 탄핵한다. 이사회 의결을 묵살한 조합장 사퇴하라", "쥐꼬리 출자 이용고배당 조합장 사퇴하라. 거짓과 위선으로 조합원을 조롱하지 말라"라고 했다. 조합설립 이후 이사들이 1인 시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현재 서국범 이사는 현직 조합장에게 고소를 당해 경찰조사를 앞두고 있다. 이 또한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변호인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진 서 이사는 “잘못된 것이 있으면 죄 값을 받고, 그렇지 않으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전했다.

한편 대월농협은 지난해 하나로마트와 지점을 건립하기 위해 이천시 대월면 사동초교 인근에 위치한 논 5필지 8121㎡(2457평)을 사들였다. 이 부지는 일명 '못생긴 땅'으로 불릴 정도로 부정형이다. 평당 가격은 230만원부터 361만원 선이며, 총 매입 금액은 약 60억원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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